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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2>,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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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2>,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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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2> 4회 올리브 수-목 밤 10시
식욕은 왕성해지고 감성은 풍부해지는 새벽,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분명히 후회할까봐 입조심을 하게 되는 시간이다. 그러나 심야식당은 뭘 먹어도, 어떤 말을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다. 마스터는 메뉴에 없는 음식을 주문해도 척척 만들어주고, 손님들이 고민 상담을 해와도 조언을 해줄지언정 어떠한 판단도 개입시키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버리게 되는 조림국물이 어떤 이에게는 밥 한 숟가락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모두의 취향과 신념이 존중받는, 그래서 단순한 식당이라기보다는 음식을 매개로 한 상담소에 가까운 곳이다. 마스터는 조림국물을 좋아하는 손님 이쿠미를 위해 이틀에 한 번씩 가자미구이 국물을 굳혀놓고, 이쿠미 때문에 조림국물을 처음 접한 또 다른 손님 마사시는 매번 조림국물을 먹으면서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마사시는 이쿠미를 좋아하면서도 그녀가 윤락 일을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흔들리고, 마스터는 마사시에게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라고 말해준다. 때로는 세심하게 챙겨주고 때로는 단호하게 조언을 건네는 마스터는 낯선 손님들의 입과 마음을 열게 하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본인은 도통 웃는 법이 없지만, 대신 지친 얼굴로 심야식당에 들어 온 손님들이 웃으면서 식당 문을 나설 수 있게 만든다. 특히 말없이 따라주는 맥주에는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마스터의 온기가 느껴진다. 그 맥주 한 잔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남자를 위한 위로주가 되기도 하고, 자신을 옭아맸던 일을 그만둔 여자에게 건네는 축배가 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퇴근 후 굳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심야식당을 찾는 손님이, 입가에 고이는 침을 애써 삼키면서까지 <심야식당 2>를 챙겨보는 시청자들이 “의외로 꽤 많은” 이유다. 마음의 허기를 달래는 데에 대화보다 더 훌륭한 야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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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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