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쿠팡에 금리우대 쿠폰···시중은행 처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추가 금리도 높고 정말 좋은 상품이네요. 마침 적금 하나 들려고 했는데 감사합니다"
"저와 남편, 애들까지 총 4명의 이름으로 개좌를 개설하고 싶은데 쿠폰은 몇 장 받아야 하나요?"
쇼핑과 문화, 레저, 음식 등의 상품이 즐비한 소셜커머스 '쿠팡' 사이트에 올라온 한국씨티은행 적금 상품에 대한 댓글이다.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한국씨티은행이 소셜커머스와 손을 잡고 9일부터 3일간 '씨티 원더풀 라이프 적금'의 금리우대 쿠폰을 내놨다.
소셜커머스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광고를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다. 네이버가 발표한 지난해 인기 검색어 1, 2위가 모두 소셜커머스 업체일 정도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국내에 소설커머스란 말과 개념이 등장한지 3년밖에 되지않았지만 이미 1조원이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시장에 한국씨티은행이 뛰어든 것. 금융권에서는 일부 카드사들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자사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구매 사이트에 시중 은행이 금융상품을 내 놓은 건 처음이다.
쿠팡을 통해 구매한 쿠폰을 들고 씨티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해당 적금을 가입하면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는 0.6%. 인터넷 뱅킹에 신규가입하면 제공하는 0.1%의 금리를 더하면 3년제의 경우 5.3%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자유적립식 적금인 이 상품은 취업과 결혼, 육아, 주택구매 등 인생의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0.1%씩 금리를 더 얹어줘 최고 0.5%까지 추가금리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적금 금리가 3~4% 정도인 것에 비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상업성을 줄이기 위해 무료로 1인 1장에 한해 발급하게 했지만 반응은 뜨겁다. 3일 동안 1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하루만에 5000개가 넘는 쿠폰이 나갔다.
금융상품과 소셜커머스의 결합이라는 '신개념 아이디어'를 낸 것은 한국씨티은행의 마케팅부. 이후 상품부로부터 은행이 밀고 있는 원더풀 라이프 적금을 추천받았고 변호사와 준법지원부를 통해 법률자문도 받았다. 쿠팡과의 협의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보수적인 은행이 이처럼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소셜커머스에 손을 내민 것은 SNS에 익숙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 딱딱한 외국계은행의 이미지를 벗고 친숙한 은행의 모습으로 바꾸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허성은 한국씨티은행 마케팅부 수석은 "소비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저축상품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금융시장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칫하면 과장광고나 불완전 판매 등으로 흐를 수 있는 부분을 자제하고 진정성 있는 마케팅을 펼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호응이 좋으면 앞으로도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금융상품 판매를 이어가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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