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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銀-한국씨티銀 올 희망퇴직 인원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구조조정을 놓고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848명의 대규모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SC제일은행은 '쇄신'을 택한 반면, 검토하던 구조조정안을 전면 백지화한 한국씨티은행은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업계 최고 조건을 내세워 35세 이상,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퇴 신청을 받았다. 영업일수 8일만에 명퇴를 신청한 희망자가 전체 직원의 13%(848명)에 이른다.

SC제일은행의 올 한해 화두는 본사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차원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과 '조직 슬림화'. SC제일은행은 노조의 반발을 감수하면서 은행권 최초로 성과급제와 후선발령제 등을 추진했다. 내년 1월11일에는 '제일'을 빼고 'SC은행'으로 행명도 바꾸기로 했다. SC의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는 세계 현지은행과 달라 그룹의 통일성을 해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명퇴 결정을 전격적으로 번복했다. 하영구 행장은 지난 21일 직접 사내 인트라넷에 '추진 중이던 구조조정을 안 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한국씨티은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했던 것은 모기업인 미국씨티그룹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속에 경영난이 심화되자 씨티그룹은 이달 초 전체 직원의 2%에 해당하는 4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도 100여명 정도를 구조조정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은행 관계자는 "그룹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명퇴를 실시하기로 하고 대상범위 등을 놓고 노사간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내부협의를 거쳐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갑작스레 명퇴를 백지화한 것은 현금 고배당 등에 따른 여론 악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씨티은행은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요청에도 1300억원 규모의 현금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했고 대부분이 씨티그룹 본사로 보내질 계획이라는 데 대해 여론과 노조의 반발에 부닥쳤다.


또한 외국인 행장으로 한국의 특수성보다는 그룹차원의 통일성을 강조하는 리차드 힐 SC제일은행장과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국내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하영구 행장의 결정은 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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