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은 30일 2012년 신년사를 통해 "어떤 경우에라도 금융시장의 안정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위원장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떠한 발전도 도모할 수 없다"며 "주식, 외환, 자금시장 그 어떤 부분에서도 안정을 침해하는 요인이 발생한다면 한 발짝도 물러남이 없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창업과 중소기업 금융에 대한 대책 마련도 약속했다. 그는 "청년과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금융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한다"며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청년 및 창업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서민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 금융피해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미소금융 등 핵심 서민금융제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금융위원회 직원 여러분!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고, 가정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초 금융위원장으로 부임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1년을 보냈습니다. 저는 취임 첫날 “국민에게 존재감 있는 금융위원회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후 1년 동안 우리 금융위원회는 밀려오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의 최전방에서 첨병이자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1년의 평가>
그간 부실이 누적되어 왔던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과감한 정공법(正攻法)을 택하였습니다. 그 결과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서민금융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가계부채 문제도 연초부터 치밀한 각본 하에 대책 마련에 착수하였습니다. 먼저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를 이끌어내고 부처간 인식을 공유하였습니다.
이어 가계대출 축소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서민금융대책을 실시하고 신용카드대책을 통해 풍선효과를 사전에 차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필요한 모든 정지작업을 마친 후 6월에는 범정부차원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였습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응하여 외환시장의 건전성도 강화하였습니다.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사전적으로 미리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여 취약점을 파악하고 다각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였습니다.
이에 힘입어 단기외채비중이 줄고 차환율이 상승하는 등 외환시장의 대응력은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신용카드사와 증권사, 상호금융의 건전성 강화에도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금융시장은 세계 어떤 금융시장과도 견줄 수 있는 안정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우리 금융산업, 나아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자본시장제도를 개혁하고 금융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노력도 지속해왔습니다.
그 결과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하였으며 금융소비자보호체계와 금융회사 경영지배구조가 전면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모든 성과들은 휴일도 잊은 채 때로는 밤을 지새우면서 한국 금융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여러분들의 희생과 열정, 그리고 탁월한 역량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어느 하나 쉬운 과제가 없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저를 믿고 묵묵히 따라와 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대내외여건>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지난 1년간의 성과들에 긍지와 보람을 느끼면서 잠시의 여유를 가져보기에는 새해 우리를 둘러싼 여건들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새해에도 세계 금융시장의 뇌관이 될 것입니다.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근본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계속 지연될 경우에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마저 둔화될 것으로 보여 우리 경제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나가야 하는 과제도 지니고 있습니다.
<새해 금융정책방향>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지난 1년간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우리 금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적이고 튼튼한 체력을 갖추었으며 금융산업의 발전기반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금융강국 대한민국」의 꿈을 향해 한층 더 큰 걸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제가 여러분들과 함께 추진해나가고자 하는 정책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올해 우리 금융산업이 ‘기업과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든든한 금융’으로 우뚝 서도록 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금융시장의 안정은 어떤 경우에라도 확고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은 양보할 수 없는 대전제이며 금융시장은 우리 금융위원회가 명예와 직을 걸고 사수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튼튼한 뿌리위에 좋은 꽃과 열매가 있다.’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처럼 안정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발전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주식, 외환, 자금시장 그 어떤 부분에서도 안정을 침해하는 요인이 발생한다면 한 발짝도 물러남이 없이 과감하고 단호하게 대처해나갈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들은 어떠한 희생과 노력을 감수하더라도 금융시장의 안정은 반드시 우리가 지켜낸다는 임전무퇴의 자세로 임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둘째, 창업과 중소기업 금융에 대해 혁신적인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올해 실물경제가 어려워지면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수의 99.9%, 전체 고용의 87.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한다면 일자리 창출도 더욱 요원해질 것입니다. 금융이 실물경제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써 금융의 존재가치를 증명해보여야 할 때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이 꿈과 미래를 펼쳐나갈 수 있도록 청년과 기술창업을 적극 지원하는 금융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청년 및 창업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창업에 부담이 되는 연대보증문제는 더 이상 우리 금융시장에 자리잡지 못하도록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당한 여신심사 절차를 거친 대출에 대해서는 해당 임직원에 대한 면책제도가 확고히 뿌리 내리도록 할 것입니다. 올해가 중소기업 금융여건 혁신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셋째, ‘서민과 나눔금융’을 실천해나가겠습니다. 현 정부는 출범초기부터 서민들의 아픔을 나누고자 노력해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도 서민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 금융피해 방지대책을 마련하는 등 서민금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나가겠습니다.
특히 미소금융 등 핵심 서민금융제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시키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대내외 여건에 대한 면밀한 점검과 치밀하고 입체적인 분석을 토대로 완벽하고 종합적인 전략을 세워 우리 함께 한국금융의 멋진 미래를 일구어 나갑시다.
<맺는 말씀>
사랑하는 금융위원회 가족 여러분! 올 해 우리가 같이 걸어가야 할 길은 지난해보다도 더 가파르고 힘들지도 모릅니다. 목표로 향해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올 한해도 서로 격려하고 이끌어주며 함께 가야할 여러분들께 선인의 말씀을 빌려 마음가짐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공인이 지녀야할 덕목으로 청(淸), 신(?), 근(勤)을 들고 있습니다. 무릇 공인은 한 점 부끄럼 없이 투명하고 깨끗하게,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그리고 꾸준히 성실하게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능력과 열정을 갖춘 여러분들이 이러한 자세로 노력해 나간다면 ‘국민에게 존재감을 지니는’, ‘도움이 되고 필요한’ 금융위원회를 충분히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 같은 헌신과 노력은 역사가 평가해줄 것으로 믿습니다. 다시 한 번 그간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임진년 올 한해 용의 기운을 듬뿍 받아 여러분 모두 건승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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