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올해 국내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는 어떤 것이었을까.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20세 이상 70세 미만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 생활에서 겪은 소비자문제 1위는 '비싼 가격'(32.3%)이었다. 이어 '유해상품 판매'26.5%), '허위·과장광고'(26.3%)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가격문제는 올해 유통업계 최대 화두가 될 정도로 소비자들이 민감해했는데 이는 가정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가정 경제가 지난해보다 '더 나빠졌다'(29.9%)고 답해 '더 좋아졌다'(13.5%)고 답한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뿐만 아니라 3가구 중 1가구 꼴로 1년 전보다 가계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계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0%였으며 '변함없다'는 비율은 48.0%, '줄었다'는 비율은 18.0%에 그쳤다. 특히 조사결과 소득이 낮고 도시보다 군 지역에 사는 가구에서 가계 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았으며 부채 액수는 5000만원이상 가구가 전체의 19.6%로 나타났다.
부채가 늘어난 소비자 633명을 대상으로 부채증가 원인을 설문한 결과(복수응답) 1위는 '물가상승에 의한 생활비 증가'(45.1%)가 차지했다. 2위는 '주택담보대출 상환부담 증가'(31.5%)였으며 3위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와 교육비 부담'(27.9%)이었다.
이에 전반적인 소비 생활 만족도도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소비생활에 전반적으로 얼마나 만족하는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23.8%, '그저 그렇다'는 47.7%, '불만족스럽다'는 28.5%에 달해 소비생활 만족도는 평균 5점 척도로 따졌을 때 2.90점에 머물렀다.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올해 소비생활 지출비목 중 경제적 부담 정도가 가장 큰 비목은 '식생활비(53.6%)'였다. 2007년에 '교통비'가 가장 큰 부담이었다는 결과와 비교해 보면 올해에는 최근의 경제위기가 가정 소비지출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소비자원은 분석했다. 식생활비 다음으로 교육비(43.4%), 교통비(30.6%), 공과금 (25.4%), 대출이자비용 (24.0%) 등이 부담된다고 나타났다.
그래도 앞으로 살림살이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저버리지 않았다.
응답자 중 10명 중 4명(41.1%)은 내년 가정 살림살이가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답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17.7%)보다 큰 폭으로 차이가 났다. 올해와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도 41.2%였다.
내년에 가정살림살이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는 '가계소득 증가'(45.1%), '막연한 기대감'(20.3%), '가계부채 감소'(15.7%) 등이었다.
내년도에 살림살이가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는 첫 번째 원인을 '물가상승'(45.6%)으로 보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임금 등 가계소득 감소'(25.8%), '은행대출 등 가계부채 증가'(13.3%) 순이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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