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연말을 맞아 '휴가모드'에 들어갔던 코스피 시장이 북한 관련 루머에 큰 폭 출렁였다.
27일 개장 이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오전 10시35분께 하락 전환하더니 단숨에 43포인트 이상 빠지며 전일 대비 2.33% 급락한 1813.48까지 떨어졌다. 외국인과 우정사업본부를 주축으로 한 기타 주체가 매도 폭을 확대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북한과 관련한 루머가 증권가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지수 급변동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날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설과 중국군의 북한 주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 주문 실수로 인한 급락 가능성도 제기됐다.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야하는 데 선물과 현물 모두에 '팔자' 주문을 내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는 설명이다. 시스템에 맞춰 진행되는 매매들이 순간적으로 많이 엉키면서 호가 공백이 발생했고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북한과 관련한 소문이 돌면서 지수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데 이는 김정일 사후 불안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일부 선물 시장 투자자의 행태로 보인다"며 "흔들림 없이 기존 장세에 대한 시각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현재 지수 급락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북한 관련 루머와 우정사업본부의 대규모 차익거래 매도가 맞물리면서 지수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코스피는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빠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 보다 10.77포인트(0.58%) 내린 1845.93을 기록하고 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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