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전망부터 '2000달러 도전'까지 전문가 입장 엇갈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안전자산으로 부각돼 연일 사상최고치를 돌파하던 금값이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이달에만 벌써 10% 이상 하락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 9월 기록한 사상최고치 1920달러에서 16%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만 보면 여전히 14% 이상 급등한 상태다. 올해 코스피지수가 9% 가까이 하락했고, 주요 글로벌지수도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금값 상승세는 여전히 놀라운 수준인 것. 투자자들이 금값 전망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2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0.29% 하락한 온스당 1606달러로 정규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8일 이후 1560달러선까지 급락했다가 20일 1600달러선을 회복한 후 장중 변동폭을 줄여가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값인 온스당 1600달러선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김강민 외환선물 연구원은 내년 금값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기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유럽쪽 정책변수가 너무 크지만, 현재의 경기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금값도 상승동력을 찾지 못할 것"이라면서 "1500~1600달러선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유로존 사태가 악화되면서 변동성이 증가한다면 일시적으로 1400달러 수준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종윤 삼성선물 글로벌마켓팀 연구원은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금값의 상승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상품으로서 금의 매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미국 등에서 양적완화 등의 정책으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돼야 다시 금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금값이 현재의 1600달러 수준을 지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수준이 무너지면 조금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제 동양증권 연구원은 금값의 상승세를 확신하며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금값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리먼 사태' 때도 금값은 2개월간 조정을 받았다"며 "연초가 되면 금값은 다시 상승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투기자산이 주식 등에서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큰 수익을 낸 금에서 차익을 실현하면서 매도세가 강해져 최근 금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은 꾸준히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한 "1600달러선이 깨지면 매수구간으로 봐야한다"며 "내년 상반기 중 2000달러 돌파를 도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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