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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운명의 쿠웨이트 전, '3'의 봉쇄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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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의 축구세상]운명의 쿠웨이트 전, '3'의 봉쇄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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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나 아스널이 세계적 인기 클럽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두 감독의 존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 각각 적잖은 굴곡도 있었고 근자에 이르러서는 "너무 오래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만약 이 두 사람이 예전에 스코틀랜드(혹은 잉글랜드) 대표 팀, 프랑스(혹은 역시 잉글랜드) 대표 팀 등지로 자리를 옮겼다면 맨유와 아스널의 '정상권 롱런'은 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 동안 그저 그런 시절을 보낸 잉글랜드 리그를 여러모로 끌어올린 두 축 또한 맨유와 아스널임을 고려하면, 퍼거슨과 벵거 두 지도자는 잉글랜드 리그 전체의 성장, 발전에도 막대한 기여를 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K리그에도 이들과 같은 유형의 역할이 기대되던 지도자가 있었으니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최강희 감독이다. 최강희 감독은 그저 그런 역사에 불과했던 클럽 전북에 부임해 두 차례의 K리그 우승, 한 차례 FA컵 우승을 일궈냈고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두 번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휘하에서 '역전의 명수' 이미지로부터 출발해 마침내 '닥치고 공격'이라는 인기 브랜드를 확립했다. 이동국이 다시금 좋았던 시절의 모습을 되찾았고 조성환은 한결 성숙해졌다. 최근 몇 년 간의 평균 활약도를 고려할 때 에닝요와 루이스는 틀림없이 리그 최고의 외국인 콤비였다. 전북은 더 이상 그저 그런 클럽이 아니며, 전북의 활약은 여러 난관에 직면했던 K리그 전체에 큰 활력소가 됐다.


이렇게 'K리그의 퍼거슨'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던 최강희 감독이 결국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가시밭길을 가게 됐다. 적절한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지 않는 다음에야 최강희 감독이야말로 현재의 국내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수긍할 만한 선택이라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강희 감독 자신이 대표 팀 자리를 줄곧 사양해온데다 자신의 성향이 "국가대표보다는 클럽 쪽에 더 잘 맞는다"고 이야기해왔던 까닭에, 이번 선임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최강희 감독은 더 나은 전북을 만들기 위한 다음 시즌의 청사진까지도 이미 지니고 있었다. 언제나 이야깃거리를 듬뿍 제공하곤 했던 '봉동이장'을 K리그 그라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은 리그 전체의 입장에서 적잖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찌됐건 우리 대표 팀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매우 안타까운 이야기이기는 하나, 월드컵 없는 우리 축구의 다방면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월드컵은 한국 축구 전체를 위한 성장 동력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그것은 이 땅에서 축구로 꿈을 키워왔거나 키우고 있는 모든 선수들의 현재이자 미래다. 따라서 이제는 모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 2월 쿠웨이트 전을 넘어 최종예선의 마무리까지 모두의 힘을 모아 최강희 감독과 대표 팀을 지원하고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실상 우리가 우선적으로 극복해야할 쿠웨이트는 지난 원정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쿠웨이트 입장에서는 우리를 꺾는 것만이 최종예선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의 수'인 까닭에 정신 무장도 잘 되어있으리라 예상해야 한다.


쿠웨이트 최대의 강점은 공격형 미드필드 부위라 할 수 있다. 쿠웨이트의 4-4-2 포메이션은 실질적으로는 4-2-3-1에 훨씬 더 가까운 형태다. 쿠웨이트 최고의 공격수 바데르 알 무트와가 최전방 공격수라기보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처진 스트라이커 내지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까닭이다. 따라서 우리는 쿠웨이트의 공격형 미드필드 '3'에 해당하는 선수들에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 무트와는 쿠웨이트 선수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기본기의 소유자이고 직접 골을 터뜨리는 능력 뿐 아니라 2선에서 결정적인 어시스트 패스를 찌르는 데에 매우 능하다. 쿠웨이트가 만들어내는 대부분의 득점 기회에 그가 연관됨을 고려하면, 우리의 수비형 미드필더 쪽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야만 하는 인물이다.


물론 지난 원정 경기에서 우리를 괴롭혔던 양 측면의 파하드 알 에네지, 왈리드 알리 주마에 대한 방비에도 소홀함이 있어선 안 된다. 파하드의 경우 소속 클럽 알 이티하드에서보다 쿠웨이트 대표 팀에서 위력이 더 증가하는 스타일. 터치라인을 따라 이루어지는 돌파 뿐 아니라 알 무트와와 최전방 공격수(통상적으로는 유세프 나세르)에 수비가 몰리는 사이 전방 공간을 파고들며 골을 노리는 양 날개의 움직임에도 유의해야 한다.


쿠웨이트 미드필드에서 경계해야 할 인물을 한 명 더 꼽자면 '측면이 가능한 중앙 미드필더' 자라 알 아타이키다. 왼발 세트플레이 능력을 지닌 자라가 중앙에서 측면으로 돌아 나아갈 경우 언제나 중거리 슈팅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


모쪼록 최강희 감독 및 새롭게 구성될 코칭스태프, 그리고 기술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쿠웨이트 전을 위한 준비와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상투적인 표현 같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우리 축구의 저력을 기대한다.


[한준희의 축구세상]운명의 쿠웨이트 전, '3'의 봉쇄가 필수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아주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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