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車 15만주 행사
- 100억원 가까운 차익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사진)이 기아자동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로 100억원 가까운 차익을 얻게 됐다. 현대차도 1800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거뒀다.
22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정 부회장은 보유중이던 기아차 신주인수권 15만6831주를 전량 행사했다. 주당 행사가격은 6880원으로 21일 기아차 종가(6만7800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정 부회장이 이번에 취득한 신주의 평가액은 106억3300만원 규모다.
신주인수권 행사 비용(10억7900만원)을 고려하면 정 부회장이 얻은 평가차익은 96억원 가량이며, 수익률은 885%에 달한다. 신주인수권이 행사된 BW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로 인한 파장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9년 3월 기아차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이다. 정 부회장으로서는 투자기간 2년9개월만에 원금의 9배 수익을 거두는 '대박'을 친 셈이다. 이번 신주인수권 행사로 정 부회장의 기아자동차 보유주식수는 706만1331주(지분율 1.75%)로 증가했다. 21일 종가 기준 평가액은 4787억원이다.
현대차도 이번에 정 부회장과 함께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현대차가 행사한 물량은 303만2760주로, 이를 통해 현대차가 얻게 된 평가차익 규모는 1847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가 보유한 기아차 주식수는 1억3731만8251주로 늘었고, 지분율도 33.58%에서 34.04%로 상승했다.
공모형식으로 발행됐던 이 BW는 우리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으며, 신주인수권 행사가는 발행 당시 기준주가 보다 5% 할증된 수준이었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행사가를 조정(리픽싱, Refixing)할 수 있는 옵션이 붙었으나, 사채 발행후 기아차 주가가 승승장구한 덕에 리픽싱은 한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발행 후 3년이 안되는 기간에 주가가 신주인수권 행사가의 10배로 급등해 증권업계에서 '대박 BW' 사례의 대표격으로 꼽고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기간은 내년 2월19일까지며, 아직 230만주 가량이 미행사 물량으로 남아있다.
정호창 기자 h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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