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스토브리그는 지각변동으로 대변된다. 둥지를 옮긴 선수가 무려 41명에 이른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도 많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새 구단의 창단이다. 경상남도 창원을 연고로 한 NC 다이노스와 독립리그 성격을 갖춘 고양 원더스는 내년 모두 퓨처스리그에 합류한다. 프로무대 데뷔에 실패한 아마추어들이나 프로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은 두 구단들의 창단으로 선수생활을 더 이어갈 수 있게 됐다.
NC 다이노스와 고양 원더스의 맞대결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다. 가장 큰 인기요소는 사령탑들의 면모에서 발견된다. 김경문 전 두산 감독과 김성근 전 SK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았다.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국가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 역시 SK를 한국시리즈 3회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두 스타감독의 가세로 내년 퓨처스리그의 인기는 한층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퓨처스리그는 상무와 경찰청의 2강 체제로 유지됐다. 두 구단의 전력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8개 구단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까닭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NC 다이노스와 고양 원더스의 가세로 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다 집중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리그 전체를 놓고 볼 때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선수들은 최근 속속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올해 30개로 홈런왕에 오른 최형우(삼성)와 2009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김상현(KIA)이 대표적이다. 퓨처스리그에서 홈런왕에 올랐던 둘은 어느덧 1군 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 같은 선수들의 배출을 제도적 장치 마련이나 개선 등으로 도와야 한다. 그 대표적인 과제로는 부족한 경기 수가 손꼽힌다. 팀당 경기수를 늘려 리그 수준 신장을 앞당겨야 한다. 최소 100경기 이상을 치른다면 퓨처스리그는 충분히 다양한 기록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 10승 투수 혹은 30홈런 타자의 탄생도 기대해볼만 하다. 조명시설을 갖춘 경기장의 활용도 빼놓을 수 없다. 야간경기를 끊임없이 유도한다면 선수들은 1군에 승격되어 보다 빠른 적응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KBO는 효과적인 경기운영에도 함께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퓨처스리그의 플레이볼 시각은 다소 이르다. 타 구장으로 이동하는 날 이 같이 경기를 소화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부상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퓨처스리그는 프로야구의 뿌리나 다름없다. 조금 더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받게 된 관심이 반짝 효과에 그치질 않길 간곡히 기원해본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