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는 9월에도 플레이볼을 외친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모두 그러하다. 시즌 최종전을 치르면 선수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구단에서 유망주나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들은 예외다. 10월부터 11월까지 열리는 가을리그에 참가해 메이저리그 도약을 준비한다.
일본 프로야구도 다르지 않다. 시즌 뒤 마무리훈련에 돌입하지만 남쪽의 고지나 미야자키, 오카나와 등지에 각각 선수단을 파견,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의 구분 없이 20~30경기를 소화한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미국과 비슷하다. 유망주나 재활 혹은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이 같은 가을리그는 의외로 많은 인기를 자랑한다. 무대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많은 스타들이 견문의 일환으로 가을리그에 몸을 담았다.
한국 프로야구에는 가을리그가 없다.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면 뿔뿔이 흩어진 뒤 마무리훈련에 돌입한다. 훈련을 지옥을 방불케 한다. 가을야구에 실패한 구단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두 달여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서러움을 안은 채 지루하고 힘든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다른 종목들도 그렇겠지만 야구는 경기를 치러야 기술, 기량 등이 성장할 수 있다. 투수에게 필요한 건 하루 300개의 연습피칭보다 실전 투구 30개다. 타자도 마찬가지다. 1천 번의 연습 스윙보다 타석을 밟고 4~5번 투수들과 대결을 벌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마무리훈련이 끝날 때면 자신의 훈련 양을 뽐내는 후배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수고했다’라는 말과 함께 미소를 보인다. 하지만 정작 더 많은 기대를 거는 후배들은 따로 있다. 이들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한 후배들이다.
미국과 일본 프로구단들은 한 시즌 각각 162경기와 144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내년 올 시즌과 같은 133경기를 소화한다. 144경기의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보다 적은 경기로는 결코 1천만 관중 시대를 열 수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로만 구단 당 31경기 이상을 치른다. 당장 경기수를 늘리는 것이 어렵다면 가을리그는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의 기량은 분명 더욱 발전할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발전의 촉매제 작용은 덤이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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