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대신증권은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 이번에는 대북 리스크에 대한 증시 반응이 종전과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홍순표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한 후 코스피는 사건 당일에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음날 반등을 시도하기 시작해 시간이 흐를수록 반등폭을 키웠다"며 "특히 한국 증시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외국인조차 북한관련 주요 지정학적 리스크를 단발성 이벤트로 인식해 왔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주식뿐만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 전반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단기 이벤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가지 이유에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증시가 종전과는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짚었다. 홍 팀장은 먼저 "김정일 사망은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비교 가능한데, 김일성 사망 당시 한국 금융시장은 대외 개방 전이었기 때문에 외국인의 코스피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며 "김정일 사망에 따른 증시 영향력을 단순 비교하기 어려울 "이라고 말했다.
북한 내부의 정권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두 번째 이유로 들었다. 이번 김정일 사망은 김정은 체제로 권력 이양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북한의 새로운 정권 안착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 홍 팀장은 "북한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코스피가 김정일의 사망 충격에서 단기에 벗어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교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강하고, 이미 낙폭이 큰 업종으로 관심을 한정하라는 조언이다. 그는 "북한의 내부 정치적 변수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과거 학습효과의 재현 가능성을 겨냥한 적극적인 매수 대응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아직은 단기적으로 낙폭이 과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추가 하락 리스크가 적은 업종을 중심으로 짧은 수익률 관점에서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과거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이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던 업종으로서 지난 5일 코스피 고점 대비 낙폭이 과대한 운수장비, 은행, 의약품, 화학, 운수창고, 철강금속업 정도에 관심을 가져볼만하다는 평가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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