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자동차용 리튬이온전지 생산기술과 관련한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특허침해 논란이 양측의 엇갈린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5일 공식 자료를 통해 "LG화학과는 다른 재료와 기술을 사용해 내열 분리막을 제조하는 'CCS(Ceramic Coated Separator)'라는 고유의 분리막 코팅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LG화학이 "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인 분리막과 관련해 자사가 특허등록을 마친 '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라는 기술을 SK이노베이션 측이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데 대한 반박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내·외부 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결과 LG화학의 SRS라는 일반 분리막 코팅기술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 만큼 모든 조치를 강구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소송과 관계 없이 내년 초 서산 배터리 공장 완공 등을 통해 배터리 생산 역량을 제고하고 양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고객 만족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이번 소송이 LG화학의 사업재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이 최근 2차전지 사업을 통합하는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권영수 사장을 본부장으로 선임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 사의 분쟁이 국내외 분리막 생산업체 등 2차전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배터리 관련기술이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누가 먼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중요한데, 선두기업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경쟁이 격화될 경우 국내시장뿐 아리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말 독자 기술로 리튬이온전지분리막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에서는 세 번째로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해 현재 분리막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4%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이 분리막 기술을 토대로 현대·기아차의 전기자동차, 메르세데스AMG의 슈퍼전기차 등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이 임박해있다.
하지만 LG화학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SK이노베이션 측이 자사 기술이 활용된 이차전지 제품을 만들어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 '블루온'용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특허를 침해해 손해를 입힌 만큼 제품을 폐기하고 손해배상금 일부인 1억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인경 기자 ik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