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국물'에 '맑은 물'까지..농심 '삼다수' 판권 위기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농심이 연이은 악재에 수난을 겪고 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짬뽕 등 '맑은국물' 라면의 맹렬한 도전에 시장점유율이 위협받더니 최근에는 '제주삼다수'의 판권을 잃을 가능성까지 부각되며 주가가 다시 휘청하고 있다.
13일 농심은 전날보다 1만4500원(5.73%) 급락한 23만8500원까지 떨어졌다. 14일 오전 10시46분에는 용기면 '곰탕' 출시를 이슈로 7000원(2.94%) 반등하고 있지만 최근 4거래일 동안 진행된 10% 가량의 낙폭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날 농심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로부터 제주삼다수의 판매협약 해지통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농심은 지난 1998년부터 삼다수의 제주도외 판매권을 확보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 지위를 누려왔다. 지난해 농심의 삼다수 매출액은 1770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오는 3월 중순까지 재계약을 하지 못한다면 농심은 주력 생수제품을 잃을 수도 있다.
농심의 라면시장 지위도 가시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2분기 중 70.5%에 달했던 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3분기 들어 68.1%로 떨어졌다. 농심은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 매운맛 라면으로 부동의 국내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2위권 업체들의 반격이 녹록치 않다.
주력 라면시장에서 밀리면서 농심의 주가도 홍역을 치렀다. 올해 8월까지 25만5000원선을 지키던 주가는 11월22일에는 20만9500원까지 떨어졌다. 라면 시장점유율은 하락은 곧 농심의 실적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후 농심은 4년만에 라면값을 평균 6.2% 인상하겠다고 밝히며 주가 반등을 이끌어 냈으나, 다시 삼다수 악재를 맞으며 반등폭의 절반 가까이를 되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다수사업을 지속하더라도 농심의 실적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경쟁입찰에서 농심이 다시 제주삼다수의 판권을 획득해도 제주개발공사가 기존과는 다른 계약조건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에 이윤율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다수의 올해 매출액은 2000억원 수준인데 재계약 실패로 이어질 경우 농심의 주당순이익(EPS)이 10% 하락할 수 있다”며 “재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영업기여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입찰 성공 가능성이 유동적인 만큼 삼다수 변수를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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