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삼성카드가 KCC에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매각키로 결정한 가운데 장부가 대비 14.5% 할인가로 매각한 삼성카드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며 KCC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13일 삼성카드에 대해 에버랜드 매각 가격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5만5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구경회 애널리스트는 "예상보다 싼 가격에 에버랜드 주식이 매각돼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라면서 "에버랜드 주식에 대한 실질가치를 주당 300만원에서 182만원으로 재평가하면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역시 낮췄다"고 설명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삼성그룹과 KCC그룹간에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삼성카드의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큰 기대감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주당순자산가치(BPS)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도 장부가 대비 할인 매각 등을 반영해 삼성카드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우다희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잔여지분(3.64%) 역시 매각으로 인한 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매각대금 활용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나 차입금 상환 내지는 신규 인수합병(M&A) 투자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나 이외에 자사주 매입 내지는 고배당 정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KCC에 대해서는 성장 여력이 확대될 것이란 시각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으로 나뉘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CC가 삼성에버랜드의 주요주주로 등극함에 따라 기존 범현대그룹 중심의 높은 기업 의존도를 탈피해 삼성그룹이라는 새로운 안정적 고객을 확보함에 따라 성장 여력이 증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무수익 자산인 대규모 현금을 신규 투자자산에 투자함에 따라 자산 수익성 증진에 기여해 주주가치가 확대되고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입단가 또한 장부가 대비 14.5% 할인한 수준으로 저렴하게 매입해 향후 투자수익 향상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은 KCC가 지분매입을 통해 노리는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이정헌 애널리스트는 "KCC 입장에서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내 건설 3사에 대한 도료·건자재 등 주력사업 매출 기반 공고화 및 삼성에버랜드가 신규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입지 확보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겠지만 시가총액의 25.9%에 해당하는 거액을 시너지 효과를 위해 투자했다고 보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일 삼성카드는 보유 중인 삼성에버랜드 주식 25.6% 중 17%(42.5만주)를 KCC에 매각키로 했다. 가격은 7739억원(주당 182만원)으로 장부가격인 214만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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