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빈 자리를 외국인에게 내준 까닭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군에 입대한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삼성스마트TV와 함께 등장하던 현빈의 모습이 뜸해졌다. 그 자리를 차지한 모델은 또 다른 톱스타가 아니다. 브라이언과 케이트라는 낯선 이름을 가진 얼굴들이다.
스마트TV, 갤럭시시리즈, 슬레이트PC 등 최근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 광고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한결같이 외국인이다. 세계 각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인 만큼 글로벌 공통 광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들 광고는 기본적으로 국내 시장 전용이다. 이는 모델보다는 제품의 기능을 부각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현빈과 탕웨이가 스마트TV라는 브랜드를 알렸다면 이들은 스마트TV의 기능을 알리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명 모델들을 통한 광고는 제품 고유 기능에 고객의 관심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꼭 무명이나 외국인 모델로 광고 방향이 선회됐다기 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는 광고를 내보낸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능보다는 광고 자체의 콘셉트 때문에 외국인이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슬레이트 PC 광고는 미드라는 광고 콘셉트를 정확하기 표현하기 위해 외국인을 기용했다. 이 광고 역시 글로벌 공통이 아닌 국내 시장 전용이다.
국내와 해외 양쪽에서 모두 사용되는 광고도 있다. 갤럭시S2 광고 중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나타난 달걀을 보고 닭이 알로 착각해 휴대폰을 품는 광고가 대표적이다. 국내에 먼저 선보인 광고가 인기를 끌자 해외에도 사용된 경우다. 이 역시 스타가 아니라 기능을 중시한 광고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물론 이러한 유형의 광고가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외국인을 모델로 기용한 광고는 국내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모델을 통한 광고가 늘면서 광고가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도 생겨나고 있다"며 "보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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