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6일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만인 7일 팬택의 연내 워크아웃 졸업이 확정되면서 팬택 임직원들은 하루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됐다. 회사가 5년만에 경영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게 된 만큼 팬택 직원들의 사기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내부에서는 박병엽 부회장의 경영 복귀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산업은행 등 팬택의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안에 전격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팬택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어제만 해도 별 생각이 다 들고 머릿속이 하얘졌었는데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전일 기자회견을 갖고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을 꺼리면서 박 부회장이 사퇴라는 압박 카드를 내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채권단이 22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합의해 연내 워크아웃 졸업이 가능해지면서 하루 전만 해도 혼란과 불안에 휩싸였던 팬택 구성원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다른 팬택 직원도 "박 부회장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무척이나 커 어제는 다들 당혹스럽고 놀랐다"며 "회사가 정상화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채권단이 이 같은 사실을 팬택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하지는 않았다"며 "임직원 모두 차분하게 맡은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때 글로벌 휴대폰 업체 7위라는 위치까지 올라갔다가 유동성 위기로 회사가 추락하면서 팬택 직원들은 지금까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 왔다. 그러나 박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팬택을 다시 국내 스마트폰 2위 자리까지 올려놨다.
박 부회장의 압박 카드가 통하면서 팬택 내부에서는 내심 박 부회장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팬택의 한 임원은 "연내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채권단이 대주주를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히 산업은행측에서 자금 지원과 함께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박 부회장의 복귀를 요청한다고 밝히면서 박 부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자신의 힘으로 경영에 복귀하는 방법도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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