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사의 철회하고 경영 복귀 전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 6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산업은행을 비롯한 팬택 채권단이 워크아웃 졸업에 전격 합의하고 나섰다. 박병엽 부회장은 현재 출근을 안한 상황이지만 곧 사의를 철회하고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팬택 채권단은 2138억원의 워크아웃 채권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채권단의 반대가 있었지만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함 채권단에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고 밝힌데 이은 조치다.
현재 팬택의 채무액은 4500억원 규모다. 워크아웃에 참여한 11개 은행이 2138억원의 협약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362억원의 비협약채권은 중소 금융기관들이 갖고 있다.
팬택은 당초 협약 채권에 대한 채무를 리파이낸싱 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머지 2362억원은 팬택이 미래 매출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등을 통해 직접 값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며 워크아웃 졸업이 불투명해졌다.
때문에 결국 박병엽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6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향후 최고경영자(CEO)는 채권단 쪽에서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채권단은 박 부회장의 사의 표명 하루만에 협약 채권을 전부 리파이낸싱 하기로 결정했다. 박 부회장의 복귀도 공식 요청할 예정이다. 워크아웃 졸업후 팬택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박 부회장의 존재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팬택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팬택은 지난 2007년 4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무리하게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일이 터지고 만 것이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박 부회장은 자신의 모든 지분을 포기하고 주말까지 반납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이후 팬택은 17분기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구조조정과 혹독한 비용 절감도 이어졌다. 한때 줄였던 수출 물량도 다시 늘리고 있다.
유럽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박 부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는대로 유럽 출장길에 나선다. 팬택은 워크아웃 이후 해외 진출 지역을 미국, 일본 등 전략 요충지에 집중했다.
유럽 진출에 다시 나서는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붙은 자신감 덕택이다. 팬택은 과감하게 일반 휴대폰 사업을 접고 스마트폰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덕분에 국내에선 삼성전자에 이어 스마트폰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박병엽 부회장이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가 통했다"면서 "사의를 철회하고 경영에 복귀한 뒤 유럽 출장 등 공식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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