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1000km 미만이면 10% 할인 혜택 적용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에쿠스를 1000만원 깎아드리겠습니다."
현대차 한 영업사원은 최근 에쿠스 구매 고객에게 이 같은 제안을 했다. 정가판매제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회사 상황을 감안할 때 파격 제안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이 영업사원이 자신있게 1000만원 할인을 외친 것은 다름 아닌 이 차의 '과거' 때문이다.
이 차는 외국 사절 순방 당시 의전용으로 공급됐던 이력이 있다. 즉 완벽한 새 차가 아닌 셈이다. 중고시장에 넘기기에는 아까우니 할인을 적용해 저렴한 가격에 차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회사원 A씨는 시승용으로 쓰였던 벨로스터를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다. 옵션 등을 합친 정상차 가격은 2200만원이지만 할인이 적용된 값은 1980만원이었다. 여기에 매달 나오는 판촉 조건을 적용하니 60여만원이 추가로 절약됐다.
불황에 높은 차 값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면서 영업사원들이 시승 혹은 의전용 차량을 권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행거리가 1000km도 안되는데다 가격도 정상차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주행거리 1000km 미만인 제품에 대해 10% 정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벨로스터를 구입한 A씨는 "차 값이 워낙 비싸 평소 시승차로 사용된 모델을 찾았다"면서 "마음에 드는 모델을 저렴하게 샀다고 생각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한국GM 역시 시승용 차량에 대한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다만 일반인이 아닌 사내 직원으로 그 대상을 제한한다.
회사 관계자는 "주행거리에 따라 할인 폭이 달라지지만 대개 20%, 주행이 많으면 30%까지도 가격을 깎아준다"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 영업사원은 "정상적인 신차도 좋지만 주행거리 1000km도 안되는 시승차 혹은 의전차량을 싸게 구입하는 게 요즘엔 오히려 경제적"이라면서 "문의가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시승과 의전용 차량인 만큼 물량이 제한적이다. 이들 차량은 본사 차원에서 관리되는데, 일선 영업사원들이 원할 때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현대차 영업사원은 "시승차 구입을 원하는 고객이 있는데,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본사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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