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슬슬…車내수 죽어간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동차 내수판매 위축이 이달 들어 더욱 심화되면서 올해 국내 신차 160만대(수입차 포함) 판매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판매규모는 전월대비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내수판매가 지난달 꺾이더니 이달에는 10% 이상 줄었다"면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불황국면으로 확실히 진입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1월의 절반 정도가 지났지만 일부 메이커의 경우 이달 판매실적이 전월대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국내 신차판매가 사상 최초 1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내수 판매대수는 110만677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증가한데다 일반적으로 4분기에 자동차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판매대수가 연간 1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입차 포함한 내수 규모가 155만5988대에 달했던 점을 감안해 올해에는 162만대까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국내 자동차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가 전월대비 2.5% 감소한 12만998대에 그친데다 이달 상황은 더욱 어려워, 올해 전체 판매대수는 158만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올 들어 9월까지 판매추이를 보면 160만대는 무난하다는 견해가 우세했으나 지난달 판매하락이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판매 감소로 인해 각 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원인 분석과 현장 독려가 핵심이다. 현대차는 불황 외에 자동차 구매 환경이 달라진 점도 내수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12월에 집중되는 자동차 할인 등을 기다리거나 한미 FTA 체결 이후 차량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가진 고객 부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달부터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국내영업본부 임원들을 중심으로 판매 독려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국 영업지점을 찾아 현장 판매 현황을 확인하는 등 판촉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인 소경CUV '레이'의 사전계약을 오는 20일께 실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SM7 판매 급감 충격 이후 원인을 파악하는 등 올해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한국GM은 중형세단 말리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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