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최근 이상 고온으로 한 낮 기온이 21도까지 오르면서 겨울 스포츠상품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요 스키장 개장도 늦어진 데다 관련용품 판매도 부진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통상 11월 중순에 스키장 개장을 하던 국내 주요 스키장들이 전년보다 일주일가량 개장을 늦췄다.
실제 기상청 발표 기준 지난 27일 울산 기온이 21.9도까지 올라 1932년 기상 관측 이래 11월 하순 기온으로는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도 15.3도를 나타내 평년보다 7~8도가량 높았다.
이같이 포근한 겨울 날씨 탓에 국내 주요 스키장들이 개장을 연기한 것. 하이원리조트는 지난 18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따뜻한 기온 탓에 23일로 미뤘다. 현재 밤새 인공 눈을 뿌리며 제설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하이원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지난 19일 개장했는데 올해는 조금 늦춰졌다"며 "날은 흐리지만 기온은 봄날처럼 포근하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문을 연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스키장도 지난해 18일에 비하면 일주일가량 늦게 개장했다. 비발디파크는 실외 스키장 최초로 도입한 실외 제빙기 시스템을 통해 눈을 만들고 있다.
최근 2억원을 들여 신규 팬(FAN)타입 제설기 5대를 추가로 도입한 비발티파크는 현재 팬타입제설기 79대ㆍ건타입 제설기 92대ㆍ제빙기 3대를 총 가동하고 시간당 평균 8.5t의 분사력으로 하루 최대 2만4000t의 물을 품어 내고 있다.
대명 관계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면 눈 대신 물만 나오기 때문에 제설기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며 "전국 야외 스키장에서 제빙기를 이용하는 곳은 대명뿐이기 때문에 제빙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다른 스키장에서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30일 새벽을 기점으로 강릉ㆍ동해ㆍ홍천ㆍ평창 산간에 대설특보가 발령될 것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눈썰매장을 운영하는 서울랜드도 '푹'한 날씨를 염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수시로 기상청에 들어가 날씨를 체크한다"며 "올해는 지난해 겨울보다 덜 춥고 삼한사온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해서 겨울 레포츠 이용에 영향을 끼칠지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7곳의 스키장 중 아직까지 개장일을 정하지 못한 곳은 5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가까운 곤지암, 지산리조트 등은 수도권지역의 기온이 현재 영상이기 때문에 오픈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이 경우 날씨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12월 둘째 주 정도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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