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 "지상파, 챙길 것만 주장하고 줄 것은 인정 안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770만명에 달하는 케이블TV 시청자들이 고화질(HD)급 방송을 볼 수 없게 된 현 상황에서도 지상파방송사와 케이블TV 업체들이 서로 '네 탓'을 하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방송협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케이블TV 업체들의 KBS2, MBC, SBS 3개 지상파방송 채널의 디지털신호(8VSB) 재송신 중단과 관련 케이블TV 업체들이 사실을 왜곡해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블TV 협회는 지상파방송사들과의 소송에서 진 뒤 법원이 명령한 디지털신호 재송신 금지에 따라 HD급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협회는 케이블TV 협회가 진실을 왜곡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케이블TV 업체 신규가입자에 대한 지상파 디지털신호 재송신 금지를 명령했다. 기존 케이블 가입자의 경우 지상파 재송신이 불법이 아닌 상황에서 방송 서비스에 가입을 했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로 한정한다는 취지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케이블TV 업체는 기술적으로 신규가입자를 별도로 구분해 처리할 수는 있지만 구현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 가입자의 HD급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애초부터 케이블TV 업계는 법원 명령을 지킬 의사가 없었다"면서 "기존 가입자들을 볼모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결국 지상파방송사들은 신규 가입자만 방송을 중단하라고 했는데 기존 가입자까지 중단했다며 케이블TV 업계를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신규 가입자만 방송을 중단한다고 해도 일부 케이블TV 시청자들이 방송을 못보게 돼 시청권 보장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지상파가 무료 보편 서비스인 것은 많지만 이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지, 무단으로 콘텐츠를 사용해 돈벌이에 이용해온 케이블TV 사업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케이블TV 업계도 이에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신규가입자에게만 HD급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 해도 여전히 시청권 보장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상파방송사가 저작권료에 대한 입장만 되풀이하며 케이블TV 업체들이 지상파방송사에게서 받아야 할 재송신 대가(난시청 해소 등)는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상파방송사의 경우 전국 90% 이상의 지역에서 유료방송 가입없이 지상파방송 시청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수신율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건물로 인한 음영 지역이나 안테나 등의 설비 미비로 직접 지상파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가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케이블TV 업체는 난시청 지역에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해온 케이블TV 업체들에게 지상파방송사들이 재전송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블TV 업체는 "지상파방송사들은 챙길 것만 주장하고 줄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신규가입자만 방송을 중단한다고 해서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되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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