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식품위서 전격 통과..예결위서 진통 예상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회가 예산심의 과정에서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본금 6조원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정부의 4조원 지원안과 비교하면 2조원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국회의 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농협중앙회는 내년 3월 금융 부문과 경제 부문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 부족 자본금 6조원을 정부에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실사 결과 4조원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농협의 요청액에서 2조원을 삭감했다. 정부안은 4조원 가운데 3조원은 농협이 농업금융채권발행 등으로 마련하게 하고 이자 차액(1500억원)을 대신 지급하는 방안이다. 나머지 1조원은 유가증권 현물출자 방식으로 지원한다.
정부안이 다시 거론된 것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다.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일부 국회의원들은 "지원액을 대폭 줄이면 반쪽짜리 구조 개편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농식품위 상임위는 지난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농협이 부족자본금으로 요구한 6조원(1조 현물출자+5조 차입)을 전액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단, 지원 방식은 차입금을 늘리는 것으로 정부 안인 3조원 차입을 5조원 차입으로 2조원 증액한다는 것. 이에따른 정부의 추가 부담은 이자 1000억원이다. 농수산위는 이같은 이차보전 예산 25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안이 예결위를 통과해 내년 예산안으로 확정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의 부족자본금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고, 그 결과 4조원으로 확정한 것"이라며 "이번 상임위 통과는 일부 의원들의 요구 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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