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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진 치는 직원, 말리는 박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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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최고·일등 될 수 없어
능력만큼 현명한 목표 세워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과 이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직원이 와서 '하늘이 두 쪽 나도 해내겠다'고 말하면 이렇게 답합니다. '하늘은 절대 두 쪽 안납니다. 현명한 차선을 준비해가세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박용만 ㈜두산ㆍ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최근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를 통해 직원들과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끈다.


배수진 치는 직원, 말리는 박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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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지난 20일 실린 기고문 '최선과 차선'에서 "누구나 다 일등을 할 수 없고, 하는 일 마다 최고를 이룰 수는 없는 일"이라며 "현명하게 차선의 조합들을 이뤄가는 사람들이 결국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성과를 이루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상대측과 협상을 하기 위해 떠나는 직원들과의 대화내용을 소개하며 '현명한 차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떠나는 직원들이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해내겠다"라고 말하면 박 회장은 "하늘은 결코 두 쪽 안난다"고 받아친다는 것이다. 그는 "하느님이 그렇게 두 쪽 나게 내버려두지도 않는다. 그러니 현명한 차선을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때로는 "안 되면 한강에 뛰어 들겠다. 꼭 해내겠다"는 강경파도 있다. 이럴 때도 박 회장은 "한강에 뛰어들면 대죄다. 한강구조대만 고단해진다"며 "뛰어들기 전에 써 먹을 다른 방법을 준비할 것"을 강조한다. 한번은 "앉아서 싸는 한이 있더라도 버티겠다"고 말한 직원이 있었다. 그 때서야 어쩔 수 없이 "그건 좀 현실적이군. 그렇게 해보게"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회장은 "회사 일을 하면서 최고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걸고 애쓰다가 안 되면 크게 낙심하는 것을 반복하는 친구들을 자주 본다"며 "우리 사회가 최고나 일등을 강조하는 사회이니 이런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능력은 최고와 일등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능력만큼 겸허하게 받아들여 목표를 세우고, 결과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일등이나 최고가 아니더라도 현명하게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24일부터 새롭게 방영된 두산그룹의 캠페인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여덟번째 이야기'편의 주제로도 사용됐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박 회장이 트위터에 올린 트윗, 젊은이들과 나눈 대화 등을 그룹 광고 카피로 인용해 화제를 모았다.


박 회장은 이달 들어서만 총 3회에 걸쳐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보에 기고문을 실었다. 27일 기고한 '일하며 얻은 평화'를 통해서는 내 능력과 역량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언급했고, 13일 기고문 '숨겨진 만두 한 알'에는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외할머니와의 추억을 담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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