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명 병행표기 안해…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강화 나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두산이 '잉거솔랜드(Ingersoll Rand)' 브랜드를 떼어낸다.
지난 2007년 잉거솔랜드로부터 소형 건설기계(밥캣)과 어태치먼트, 유틸리티 등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한 지 4년여 만에 전 주인의 자취를 없애 버린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동식 발전기 사업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포터블파워(DIPP)는 지난달부터 미국 스테이츠빌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발전기 제품에 '두산' 로고만 적용해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DIPP는 두산 브랜드로 출시된 제품의 사진전을 여는 한편, 각 지역 딜러사 관계자들을 초청해 브랜드 전환 정책을 설명하고 이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부작용이 없도록 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발전기 부문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브랜드 전환을 추진키로 했으며, 에어컴프레셔와 라이트타워 제품은 내년 11월부터 두산 브랜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잉거솔랜드 브랜드를 떼어낸다는 것은 두산에게는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갖는다. 잉거솔랜드는 지난 2007년 두산그룹에 자사의 소형건설장비인 밥캣(Bobcat)을 비롯해 어태치먼트, 유틸리티 등 3개 사업부문을 49억달러(당시 한화 4조5000억원)에 매각한 산업용 기계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밥캣만 주목받고 있으나 이동식 공기압축기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를 기록했으며, 이동식 발전기 사업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사업 부문에서는 '잉거솔랜드' 로고로 모든 것이 통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두산으로서는 잉거솔랜드를 떼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강행키로 했다.
2% 부족한 지금부터 두산 브랜드를 시장에 각인 시키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두산이 인프라지원사업(ISB) 강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내외 사업 활동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하며, 다양한 계열사가 하나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ISB 회사로서 일관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은 지난 4월 새로 제정된 기업이미지통합(CI) 가이드라인에 따라 두산 로고와 계열사명을 함께 표기하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전 계열사 모두 두산 로고만을 사용키로 하는 등 '하나의 두산(One Doosan)'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절식 덤프트럭 업체인 두산목시가 자체 브랜드 '목시(Moxy)'를 버리고 두산으로 통일해 첫 모델인 'DA40'을 출시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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