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주가가 자일리톨 껌 한 통 가격인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800원대를 맴돌자 회사 경영진이 결국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25일 웅진케미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3일 예정에 없던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회사측은 100억원을 투입해 상장주식의 2.28%인 약 1000만주를 장내에서 직접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다.
웅진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00억원 정도며 올해는 그에 약간 못미치는 400억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벌어들이는 돈의 5분의1 이상을 투입해 주가를 부양하는 데는 1조원에 달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매우 저평가 됐다는 회사 내부 인식에서 비롯됐다. 웅진코웨이, 웅진씽크빅 등 웅진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이 수만원대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데 비해 웅진케미칼의 주가는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웅진케미칼 대표이사와 회사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결정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도 이를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구 대표이사는 소각 발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08년 웅진그룹에 편입 이후 지속적인 경영실적의 호조속에서 주주가치향상을 위해 처음으로 이익소각 시행을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매년 당기순이익의 약 15~20%를 투입하여 주주환원정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웅진케미칼은 올해 10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향후 4∼5년 가량은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입해 증권시장에서 회사가 제대로 평가받게 하겠다는 의지다.
회사 관계자는 "이익소각은 무엇보다 주주의 가치가 크게 향상될 수 있는 조치"라며 "웅진케미칼의 기업가치와 성장성이 현재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이익소각과 같은 방안은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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