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서울 강남에서 입시 전문학원을 운영하는 이모씨(45). 이 학원은 명문대 출신 강사들이 많고, 대입논술에서 제시문까지 적중한 것으로 소문나며 유명세를 탔다. 이같은 소문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매년 수학능력 시험이 끝나면 지방 학생들까지 대거 몰려 들었다. 이에 이씨는 수시 논술시험 기간 동안 논술특강을 개설하고, 1주일간 200만원에 이르는 고액 강의를 해 왔다. 수강료는 모두 현금으로만 받았고, 현금영수증도 발급하지 않았다. 모든 돈은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했다. 그가 이같은 수법으로 3년간 탈루한 세액은 14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최근 이씨에 대해 법인세 등 7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ㆍ조치했다.
국세청이 24일 오전 학원 밀집 지역인 서울 대치동과 목동, 경기 분당의 논술학원과 유명 강사들을 대상으로 전격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대학 입시철을 맞아 고액 수강료를 받는 학원들 가운데 탈루 혐의가 큰 논술학원 원장과 스타강사, 입시컨설팅 업체 대표 등 20명에 대해 긴급 세무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 가운데는 대학별 특강과정을 개설해 심야에 제3의 장소에서 불법 교습행위를 하면서 1주일에 수백만원씩 현금으로만 수강료를 받은 논술학원 4곳이 포함됐다. 또 연봉 이외에 스카우트 대가로 수십억원에서 최고 수백억원의 계약금을 받고도 이를 축소 신고하거나 교재비 수입을 신고하지 않은 스타강사 4명도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1인당 최고 수천만원을 받은 입시컨설팅학원 3곳과 평균 수강료의 2~3배가 넘는 고액 수강료를 챙기면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입시학원 9곳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이미 탈세 혐의가 확인된 학원사업자와 사채업자 등 189명으로부터 1206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25명은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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