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고품격 유머칼럼
유머란 무엇일까? 유머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음담패설은 더더욱 아니다. 유머는 삶 전체를 꿰뚫는 태도요 철학이며 마인드다. 구체적인 생활방식이요 처세술이기도 하다.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매우 다른 사고방식과 언행을 보여준다.
전자가 후자에 비해 훨씬 긍정적이고 여유가 있으며 너그럽고 밝다. 가령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선배나 상사가 후배나 부하 직원에게 밥이나 술을 사는 것은 일반적 관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는 얻어먹는 후배나 부하직원의 태도다. 처음 한두 번 얻어먹을 때는 감사히 먹었다며 깍듯하게 인사하다가 나중엔 당연한 일로 여기게 된다. 그것까진 눈감아 줄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배가 "만원이라도 더 받는 사람이 밥 사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라고 나온다면?
이런 경우 대다수는 ‘끙~’ 하면서도 그 자리에서 뭐라고 못 하고 속으로 ‘이제부턴 너 국물도 없다’ 하고 이를 갈며 밥을 안 산다. 또는 “그 만원 너 밥 사주라고 받는 돈 아니거든!” 하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대응 방식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그 후배의 잘못된 언행을 깨닫게 해주지 못한다는 점(무대응의 경우)과 둘째는 그 후배에 대한 인식과 그와의 인간관계가 사소한 실언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악화되고 나 자신 또한 속 좁은 인간으로 전락되고 만다는 점이다.
이럴때는 유머로 받아치면 간단하다. “알았어! 앞으로 자네보다 천만원 더 받게 되면 그거 내 자식 놈 과자 한 봉지 사는데 안 쓰고 몽땅 다 자네 밥 사는 데 쓸게! 대신 자네 뚱보 돼도 난 몰라”
이렇게 너그럽게 대해주면 더 받는 월급이 남 밥 사주라는 돈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하면서 후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다. 괘씸한 말과 얻어먹는 거지 근성이 얄미웠던 자신의 마음도 일단 이렇게 유머를 통해 웃게 되면 신기하게도 긍정적이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뀐다. ‘그래 나하고 밥을 먹어주는 것에 감사하자’ 하는 넉넉한 마음, 이것이 유머 마인드다.
4대 성인(聖人)과 맹자가 정치판에 뛰어든다면…
정치판에는 늘 의혹과 딴지걸기가 판친다. 예수나 석가모니 같은 성인이라해도 대한민국 정치판에 뛰어든다면 갖가지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예수 :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五餠二魚-오병이어)로 수 천명을 배불리 먹인 진짜 스폰서는 누구인가?
공자 : <논어>를 본인이 직접 쓰지않고 대필시켰다는 의혹 제기후 물고 늘어지기
석가모니 : 시주금 사용 내역 불투명한 정황 파악했다고 정보 흘림
마호메트 : 메카에서 메디나로 옮길 때 거주 주택구입자금 의혹 제기
맹자 : 어머니가 세번씩 이사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
모자란 사람이 사장이라구요?
기업들이 최저임금제를 제대로 지키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한 공무원이 중소기업을 불시에 방문했다. "임금 지급 장부를 좀 보여주시요." 이 회사 사장은 장부를 펼치고 공무원에게 설명했다. "이 세 명의 직원까지는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했는데 머리가 좀 모자란 이 사람은 최저 임금의 절반만 지급했습니다." 사장의 설명에 공무원이 옳거니 한 건 했구나 반색하며 말했다. "이 직원을 당장 불러주시오." 그러자 사장은 말했다. "부르지 마십시요." "왜요?" "지금 당신앞에 서 있잖아요."(좀 모자란 사람은 바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참고 있는 사장 자신이었던 것이다)
이상준 품위유머닷컴 대표
작가이자 유머강사로 서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및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고품격유머>를 저술, 유치하고 저속한 유머들이 횡행하던 우리 사회에 ‘고품격’ 유머라는 신선한 충격을 던졌으며. 5만여 권이 팔리는 베스트셀러로서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겨줬다. 그가 직접 만든 일부 유머는 중학교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있으며, 그가 개발한 '명강의 유머기법’ 교육과정은 홍콩에서까지 비행기를 타고 들으러 올 정도로 인기가 높다. 품위유머닷컴(www.opinity.co.kr)은 지난 2003년 개설한 이래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며, 4000개가 넘는 유머 데이터베이스와 3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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