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승미 기자]민주당은 23일 오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야권통합신당 창당을 추인받기 위한 중앙위원회를 개최한 가운데 곳곳에서 고성을 오가는 등 정파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당 지도부는 통합신당 창당을 위해 다음달 17일 통합 대상들과 '원샷 전당대회'를 이날 추인받는 입장인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 일각에서 통합전대 전에 단독전대를 요구하면서 양측간 마찰이 벌어진 것.
총 424명 중 247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된 중앙위는 초반부터 욕설이 나오면서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시작하자 참석자 중 한명이 "손학규 나쁜X 물러가라"고 외쳐 발언이 중단된 것. 손 대표는 "한미FTA 비준을 막아내지 못한데 대해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는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 목표 앞에서 야권통합은 시대적 요구이며 국민의 명령"이라며 "이제 국민의 명령에 화합할 때가 왔다. 중앙위원을 모시고 민주당의 갈 길을 묻고 좋은 의견과 현명한 선택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회의장 밖에서도 고성이 난무했다. 40대 당원은 앞줄에 앉아있는 손학규 대표에게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쳤고, 이를 제지하는 당직자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앞서 상임고문단은 당사 앞에 의경이 배치된 것을 놓고 당직자에게 강력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사진을 찍는 당직자의 휴대폰을 뺏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한편, 단독전대파들은 이날 열린 중앙위가 당헌위반이라는 유인물을 배포하며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은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지 않고 통합 논의를 위한 중앙위를 소집하는 것은 당헌위반으로 무효"라며 "중앙위가 야권통합 추진결과에 대한 승인권한을 당무위에 재임하는 것은 당헌위반으로 안건채택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전통성을 실종시키는 손학규식 통합에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단독전대 뒤 통합을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이현주 대구북구갑지역위원장은 "야권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야합해 민주당을 소멸시키려는 음모"라며 "당 지도부는 당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이경태 서울시당 부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빠른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신기남 상임고문은 이날 "통합일정과 방식에 대한 협상권한을 최고위에 일임하고, 협상 결과에 대한 승인여부를 중앙위를 재소집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지연진 기자 gyj@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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