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일본서도 신났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신인왕에 상금왕, MVP까지."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이 일본프로골프(JGTO)의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할 태세다. 배상문은 20일 일본 미야자키현 피닉스골프장(파71ㆍ7010야드)에서 막을 내린 던롭피닉스(총상금 2억엔) 최종 3라운드에서 1타를 까먹어 공동 31위(2오버파 215타)에 그쳤지만 밝은 표정으로 갤러리에게 사인을 했다. 이미 신인왕이 확정됐고, 상금랭킹 1위(1억5100만엔)도 굳게 지켰다.
이시카와 료와 다니구치 도오루(이상 일본) 등 상금랭킹 2, 3위들이 6000만엔 이상의 격차를 뒤집기 위해서는 카시오월드와 JT컵 등 남은 2개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하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경우의 수'가 남아있다. MVP도 유력하다. JGTO측은 배상문의 수상에 대비해 동영상까지 미리 촬영했다. 배상문은 이 대회를 끝으로 시즌을 마감하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전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올 시즌에 대해 "첫째는 일본오픈을 제패한 것이 기쁘고(배상문은 한국과 일본의 내셔널타이틀을 모두 제패한 선수가 됐다), 여러 가지 부문에서 1위에 오를 만큼 일관성 있는 시즌을 보냈다는데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 일본투어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특히 위기관리능력이 좋아졌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토대로 Q스쿨에서도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곁들였다.
배상문의 아메리칸드림은 '일로매진'이 출발점이다. 현재 세계랭킹이 27위, 사실 Q스쿨이 아니더라도 4대 메이저대회와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등 모든 빅 매치에도 나갈 수 있다. 배상문은 그러나 "일본과 미국을 오가는 건 이동시간이 길어 체력적으로도 불리하다"면서 "지금 당장은 더 어렵더라도 한쪽에 집중해 '월드스타'로 거듭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폭우로 전날 경기가 취소돼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된 대회는 한편 무토 도시노리(일본)가 8언더파의 '폭풍 샷'을 앞세워 4타 차의 완벽한 역전우승(12언더파 272타)을 일궈냈다. 우승상금이 3000만엔이다. 전날 선두 곤살로 페르난데스-카스티뇨(스페인)는 반면 이븐파로 제자리걸음을 걸어 2위(8언더파 205타)로 밀려났다. 한국은 김형성(30)이 공동 15위(2언더파 211타)로 선전했다.
미야자키(일본)=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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