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악취 문제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매립기간 연장 절대불가”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수도권매립지를 놓고 마찰을 겪고 있는 서울시와 인천시가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 T/F를 구성하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날 인천시는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매립기간 연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이유에서다.
17일 오전 박 시장과 송 시장은 시청 일대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자리는 해당 문제에 대해 향후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상견례적 성격이 짙었다. 박 시장과 송 시장은 “처음 만나는 자리인 만큼 소통을 위한 채널을 만드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 시간 가량의 회동을 마친뒤 박 시장과 송 시장은 매립지 관련 T/F 구성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인천 공동 합의문’에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서울시와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실무 T/F를 즉각 구성한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먼지, 악취 등에 시달리는 인천시민들의 고통을 서울시측이 이해한 셈이다.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서울시와 인천시의 마찰은 수년간 지속됐다. 서울시가 71.3%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비해 매립지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이유에서다. 갈등은 인천시의 환경개선 재투자 요구를 서울시가 거부한데서부터 시작됐다. 최근에서야 서울시는 관련 조례개정을 통해 경인아라뱃길 부지대금 1000억원을 매립지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악취로 인한 인천시민들의 불만이 커진데다 인천시의 ‘매립지 소유권 재조정 요구’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2016년까지로 정해진 쓰레기매립지의 사용기한을 늘리기 위해서는 인천시의 협조가 최우선인 이유에서다. 현재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가 요구하고 있는 변경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에 대해 인천시측은 “시민들의 불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절대 연장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들의 불편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어떤 것도 논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매립지)소유권을 서울시가 70% 넘게 갖고 있는데다 이곳 쓰레기의 46% 가량이 서울시민들의 것”이라며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심해 매립기간 연장 등은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측은 “관련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한 첫 자리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었다”며 “향후 실무진으로 구성된 T/F가 합의점을 찾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 지자체가 합의한 내용에는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대한 경기장, 서포터즈, 관광 등의 상호협력 ▲서울과 인천을 운행하는 광역버스 편의 증대 ▲원주민 재정착율을 높이는 지역공동체적 도심재개발 경험 공유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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