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1인 취임식… “복지시장이 되겠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미래에 대한 최고수익의 투자는 복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식을 통해 다시 한번 복지시장으로서의 시정방향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16일 시청 집무실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인 취임식’을 가졌다. 집무실에서 혼자 애국가를 부르고 취임선서와 취임사까지 낭독했다. 실타래처럼 얽힌 서울시의 문제들로 인해 거창한 취임식을 가질 수 없다는 본인 의지에 따른 것이다.
이날 박 시장은 “복지시장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며 그동안 개발에 치우쳤던 시정 초점을 복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일 서울시 예산안 발표를 통해 제시한 3대 핵심분야 ‘복지·일자리·시민안전’ 등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었다. 2014년까지 복지예산 30% 달성이라는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우선 밥을 굶는 아이들, 냉방에서 겨울 지내는 저소득층 분야의 복지혜택을 언급했다. 해당 분야의 경우 현재 박 시장은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에 저소득층 특별 지원 423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이로써 내년에는 기존 4100가구보다 1만여가구 늘어난 1만4651가구가 생계비를 지원받는다. 가구당 월 평균 24만원이다. 중증장애인 활동 보조 시비추가지원분에 대한 자부담 폐지에 5억원, 8개 시립병원 무료간병인제 확대에 35억원, 노인복지센터 8개 추가 개소에 80억원 등도 투입된다.
재개발·뉴타운 지역 주민들의 문제도 언급했다. 원주민을 내쫓는 개발사업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커뮤니티를 재생시키고 마을공동체를 꾸릴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두꺼비 하우징’이 대표적인 사례로 외국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모델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조원이 넘는 서울시 부채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빚은 산더미”라며 “편안한 잠을 청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현재 박 시장은 2011년 현재 20조233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및 산하·투자기관의 부채를 2104년까지 13조425억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이밖에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도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가난한 사람과 부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생태 그대로의 자연이 숨 쉬는 도시, 경쟁자가 아닌 이웃이 살아가는 거리, 문화와 예술이 삶속에서 녹아있는 공간, 역사의 향기가 속속들이 되살아나는 고향 같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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