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불패 2> 첫 회 KBS2 토 밤 11시 5분
1년여 만에 돌아 온 <청춘불패 2>는 정공법으로 안전하게 시작했다. 수지, 지영, 엠버 등 걸 그룹 최종병기 멤버들은 물론 보라, 예원, 우리, 효연 등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멤버들에 시즌 1의 엘리트 써니까지. 한 자리에 모인 G8의 면면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히 화려했다. 여기에 KBS <해피 선데이> ‘1박 2일’을 통해 시골에선 능력치가 배가 됨을 증명한 이수근과 걸 그룹을 사랑하는 삼촌들의 마음을 대변할 붐과 지현우가 가세한 MC진은 신선하진 않지만 무난했다. 4명씩 팀을 나눠 대부도의 보물을 찾아다니며 앞으로 함께 사연을 만들어 갈 주민들과 얼굴을 익히고 인사를 한 구성 역시 첫 회에 알맞은 옷이었다. 하지만 오프닝이 끝나자마자 다른 스케줄로 자리를 비운 수지와 마을 주민들보다 존재감이 미약했던 지현우, 대본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미묘한 에피소드의 나열은 <청춘불패>라는 이름을 계승하기에도, 지난 1년 동안의 기다림을 보상하기에도 느슨하고 아쉬운 첫 회였다.
<청춘불패>는 여성 예능인의 무덤이라 해도 좋을 만큼 ‘남자들의 세계’에 최적화된 리얼 버라이어티에 ‘소녀’와 ‘농촌’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으로 균열을 일으킨 흥미로운 프로그램이었다. 비록 폭발적인 반응이나 시청률은 얻지 못했지만 화려한 의상과 화장 대신 민낯과 몸빼 바지로 다가온 소녀들은 신선했고, 그들이 마을 주민들과 만들어 간 서사는 때로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아직 충분히 몸을 풀지 못 한 첫 회라는 핸디캡을 감안하더라도 <청춘불패>의 성취와 노하우라는 어드밴티지 위에서 시작한 시즌 2임을 생각하면 이 시행착오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예쁘고 잘 웃는 여덟 명의 소녀들과 풍경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어촌 마을, 한적한 시골 마을에 나타난 시끌벅적한 무리들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숨기지 않는 마을 주민들까지 재료는 충분하다. <청춘불패 2>가 금요일 밤 약속 없는 삼촌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안겨주었던 시즌 1처럼 재미있고 뭉클한 프로그램이 되려면 이 재료들을 맛나게 요리하는 치열함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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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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