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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오늘은 내가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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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오늘은 내가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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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꼭 일기를 써야 하는 날이다.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코스(스카이72 하늘코스)에서 18홀 라운드를 했다. 물론 정식 팀이다. 동료인 김보미씨가 진짜 캐디를 맡았고 네 명이 한 팀이다.

물론 직접 예약을 한 건 아니다. 예전에 '클린스타투어'라는 직원 및 캐디 골프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18홀 라운드권과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의 가장 비싼 코스요리까지 두둑한 부상을 받았다. 그 티켓을 팀이 한산한 오늘 드디어 사용하게 된 것이다.


당연히 다 공짜다. 여기서 잠깐, 골프대회라고 해서 다들 우수한 기량으로 1등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고백하자면 사실은 코스 내 쓰레기를 가장 많이 주워서 받은 상이다. 그것도 우리 팀에 힘깨나 쓰는 동생(함호영)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첫 홀부터 시끄러웠다. "야, 핸디 줘. 더 줘. 많이 줘.(이정분)" 1000원짜리 내기를 재미삼아 하지만 골프 입문이 나보다 많이 늦은 친구들이라 '핸디'를 두둑이 주고 시작했다. 첫 홀부터 뱀 샷으로 시작해 뱀 샷으로 끝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동료들이 일하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어 눈치도 보이고 이놈의 직업병 때문에 빨리빨리 치다보니 그랬다.


똑같은 마음이었는지 다들 뱀 샷이다. 이건 도대체 공을 치는 건지 싸우러 나왔는지 돈 몇 천원 나가면 죽는 줄 알고 우는 소리를 한다. "핸디 더 줘. 두 홀 만에 다 나갔어.(이혜란)" 들뜬 라운드에 동그라미(파)라도 몇 개 건지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당번 언니(전미연)가 막걸리에 돼지껍데기를 가져다준다.


막걸리에 돼지껍데기는 우리 코스에 없어서는 안 될 메뉴다. 맛을 보니 고객들이 그토록 애타게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먹고 노는 사이에 어느새 18홀이 끝났다. 어딜 가서 누구와 치든 넷이서 골프를 치는 모습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입에서 나오는 말도 다 똑같다. 한마디로 오늘 '손님놀이'를 했다고 해야 하나.


매일 보는 익숙한 코스인데도 직접 손님처럼 치려니 얼마나 어색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18홀 무료라운드에 값비싼 요리를 먹으며 신나는 하루를 보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는 내기 없이 진지하게 쳐봐야겠다.




손은정 기자 ejs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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