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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업계, "軍 '심리전' 응용하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환경파괴 우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석유 업계가 군대에서 이용되는 '심리전'을 이용해 언론·환경단체들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0일(현지시간) 지난주 열린 석유산업업체들이 모인 회의에서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으로 셰일가스와 오일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 논란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이 회의는 패널토론, 간단한 다과, 아이디어 교환 등을 하는 자리로 치부돼 왔으나 미국 텍사스주 휴스톤의 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심리전 강연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한 발표자는 "석유업계는 현재 반란에 직면해 있다"면서 "업계는 육군과 해병대 반란진압 교범의 복사본을 내려 받을 것"을 권고했다.

CNBC는 이 회의의 녹음 테이프를 파일로 공개했다.


또 다른 강연자는 그의 회사에는 여러명의 전직 군 심리전 전문가를 직원으로 채용해 펜실베니아에서 그들의 전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BC에 공개된 이런 발언들는 환경운동가인 샤론 윌슨이 이틀 간 열린 이 회의에 참석해 직접 녹음한 것이다.


'수압파쇄기법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미디어관계전략 수립' 주제의 세션에서는 레인지리소시스커뮤니케이션스의 매트 피짜렐라 이사는 "파쇄 과정에 대한 염려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군 출신 심리전 전문가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지방의 쟁점이 된 사안과 지방 정부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군과 중동지역에서 배운 심리기술을 이용해 펜실베니아에서 회사가 유리하도록 지방 법령을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피짜렐라 팀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군 출신 직원은 물론 군인들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군대에서 심리전 경험이 있는 한 직원은 현재 펜실베니아 지방자치정부에서 일하면서 지방 청문회와 시추규정개발에 관여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세션에서는 에너다코석유의 대외문제의 매트 카마이클 대외문제 매니저는 "미국 육군과 해병대의 반란진압 교범을 내려받아 '반란'에 대응하라"면서 "군 배경 지식에서 주목할만한 통찰력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셰일암 구조에서 가스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물과 모래, 화학물질을 고압으로 주입하는 수압파쇄법을 써야 하기 때문에 환경 파괴 우려와 환경론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석유업계는 이러한 강연을 열어 업계에 '반란'을 일으키는 언론·환경단체 등에 대처하기 위한 군대의 심리전을 접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카마이클 매니저는 CNBC에 보낸 메일에서 "이런 발언들은 산업계에 군 출신 직원들을 영입해 심리전에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석유업계에 이런 행태에 대해 잘못된 인식이 심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를 녹음해온 윌슨은 "녹음에 소개된 멘트들은 석유산업을 위해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심리전'을 강연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업계에 반영될 것이 뻔하다"면서 군대식 기법이 공개된 토론회에서 논의되는 것에 대해 놀랐다고 전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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