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012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인 우고 차베스(Hugo Chavez)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중국이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2007년부터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맺고 있는 일련의 원유 공급 계약들은 중국이 베네수엘라에 최대 320억달러의 자금을 낮은 금리에 빌려준다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일종의 원유를 담보로 하는 차관인 셈이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하루 평균 40만배럴의 원유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공급하는 원유 양은 매년 줄고 있지만 반대로 중국에 공급하는 양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08년만 해도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대(對) 중국 수출은 미국에 수출하는 양의 12분의 1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분의 1 수준이다.
지난 4월 15일 기준으로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원유 공급 대가로 208억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차베스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은 베네수엘라가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대가로 받고 있는 자금이 차베스 대통령의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한 '무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유를 중국에 공급한 대가로 조달한 자금이 차베스 정권이 추진하는 각종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 예컨대 중국산 가전제품을 들여와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 등이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 프로젝트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측은 "중국에서 들어온 자금은 국고로부터 따로 관리되고 차베스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양국의 원유 공급 계약이 중국이나 차베스 정권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와 PDVSA에게는 이로운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직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수석 경제연구원인 호세 구에라도 "정부는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원유를 돈을 빌리기 위한 담보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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