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오너 겨냥 검찰 수사에 인수 최종 마감시한 앞두고 고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하이닉스 인수에 나서야되나, 포기해야 되나'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최종 마감시한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검찰이 그룹 오너를 겨냥한 수사의 칼 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SK텔레콤 관계자는 "하이닉스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입찰 제안서의 세부 조건 결정을 위한 이사회 개최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날 5시를 입찰 제안서 마감시한으로 정했다.
회사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도 검찰 수사의 방향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다는 인수포기 진영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SKT가 본입찰에 우선 참여하고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인수 여부를 조율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따라서 하이닉스 채권단과의 일정 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SKT와 함께 하이닉스 인수에 나섰던 STX그룹이 돌연 인수를 포기하자 입찰 시한을 연기 한 바 있다. SKT 단독 입찰로 결정될 경우 원하는 가격에 팔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입찰 시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입찰에 나선 기업이 없었고 SK그룹의 검찰 수사마저 시작되자 속을 태우고 있다. SKT 마저 포기할 경우 하이닉스 매각이 장기간 표류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가 및 재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SKT가 하이닉스와의 시너지를 확신하고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만큼 현 상황에서도 하이닉스 인수 의지는 높다"며 "하지만 그룹 오너에 대한 검찰 수사로 부담이 큰 상황에서 SKT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