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하이닉스, 매각은 흔들려도 경쟁력 문제없어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SK텔레콤하이닉스 인수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당장 10일 실시될 본입찰에는 단독 입찰자인 SK텔레콤이 나서지 않을 것이 유력해 인수가 무산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산 시 매각의 장기 표류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하이닉스의 근본 경쟁력이 훼손될 사항은 아닌 만큼 사업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SK텔레콤은 최고 경영진 회의를 열어 하이닉스 인수 추진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당초 10일 본입찰 후 내년 1월까지 인수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 합병에 대한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입찰을 포기한다고 최종 결정하면 하이닉스 매각은 사실상 중단된다.

SK텔레콤의 결정은 당장 10일 본입찰의 문제가 아니라 하이닉스 매각 장기 표류의 분수령이다. STX의 인수 참여 중단 선언 이후 채권단은 새로운 인수 경쟁자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나서는 기업은 없었다.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주가 상승에 따른 인수자금 및 추가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과 시너지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많아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완전한 포기로 귀결된다. 경기 침체 기조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3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들여 새로 하이닉스를 맡겠다고 나설 국내 기업도 찾기 어렵다. 내년에 총선과 대선 같은 정치 이벤트가 집중 돼 있다는 점도 매각 표류 장기화를 점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매각과는 상관없이 하이닉스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견고해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기업 자체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2차 메모리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승자로 판명이 났다. D램 가격 침체로 대만과 일본 기업들이 감산으로 내몰릴수록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하이닉스의 수혜가 커지는 구조다. 대세가 되고 있는 낸드 부문에서도 하이닉스는 세계 3위 점유율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연말까지 1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라 시장 지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아쉬운 부분은 현 시점에서 확실한 경영주체를 확보한다면 반도체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승기를 더욱 확고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낸드로의 시장 전환이나 경쟁 업체들의 경영난 등 반도체 업계의 대변환기라는 점에서 하이닉스에게도 명확한 미래 전략이 필요한 때다. 인재 확충이나 대규모 투자 역시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간 채권단 체제에서도 잘 꾸려왔지만 투자재원 확충이나 공격적인 경영 전략 수립에는 일정부분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이닉스 내부는 큰 동요 없이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하이닉스는 지난 STX의 인수 포기 당시 주인이 누가 되느냐보다는 인수 자체가 무산 될까봐 우려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 현재는 확정된 사항이 없는 만큼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SK의 공식 입장이 나온 상태가 아니라 내부에서도 언론을 통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며 "경영 현장의 일은 매각에 좌우될만한 사항은 아닌 만큼 투자 진행이나 내년 경영 계획 수립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지성 기자 jiseong@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