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재검토하겠다는 회사 내부 결정 없었다"..현 상황이 인수에 미치는 영향은 인정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SK텔레콤이 검찰의 SK그룹 수사에도 불구, 하이닉스 인수 건은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현 상황이 인수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아 상황에 따라 '인수전 참여 기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8일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검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자금유용 및 선물투자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하이닉스 인수를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회사 내부 결정은 없었다"며 "검찰 조사 건과는 별도로 하이닉스 인수 건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내부 '인수전 참여' 기조에도 불구하고 검찰 조사가 하이닉스 인수 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는 "검찰의 그룹 수사 등 현 상황이 인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발언했다. 극단적으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인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요금인하 및 선불요금제 도입 등에 따른 매출감소 전망도 하이닉스 인수 건에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그는 "요금인하 및 선불요금제 도입 등이 내년에 미치는 매출 감소폭만 1조원 수준"이라며 "이후 매출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이닉스 인수에 소요되는 자금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이 같은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입장은 최근 2주 사이 크게 변화된 것이다. 지난달 27일 개최된 지난 3·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안승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이닉스 인수로 인한 시너지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SK텔레콤의 (통신) 서비스 기술과 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간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하이닉스 인수 의지를 재확인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어려워지지지 않았냐는 이른바 '신중론'이 제기됐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지난 7~8일께 일부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설이 회자됐다"며 "검찰 수사로 인해 인수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우려한데 따른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하이닉스 채권단은 애초 지난달 24일 진행하기로 했던 본입찰 일정을 지난 3일, 오는 10일로 두 차례나 연기했다. 이번 매각 작업은 SK텔레콤과 STX그룹의 양대 구도로 진행됐지만 STX가 실사 과정 중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SK텔레콤 단독 입찰 형태로 굳어졌다. 예정대로 10일 본입찰이 실시될 경우 11~12월 중 정밀 실사가 진행되며 내년 1월께 해당 매각 건은 최종 종료된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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