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LED, 중기적합업종 선정 '후폭풍'
레미콘·LED조명 대기업, 中企적합업종 선정 철회 요구..반발 본격화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대기업의 사업영역을 제한하기 위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및 품목이 추려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레미콘과 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합의를 내지 못한 상태에서 동반성장위원회가 강제권고를 내린 품목의 경우 대기업의 반발이 거세 귀추가 주목된다.
9일 LED산업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LED조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기 전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좀더 합의할 시간이 필요해 결정을 늦춰주길 요청했었다"며 "그러나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 4일 결정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LED산업포럼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포함해 국내 LED 산업 전반을 관할하는 곳이다. 지식경제부가 주도하고 LED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 및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민관 협의체로 지난 4일 발표에 앞서 2일 창립총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총회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간의 시장을 구분하는 등 동반성장키로 다짐했었다.
박 위원장은 "사업영역이나 다루는 품목을 강제로 지정할 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수긍할 수 있는 자발적인 협력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동반위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려 대·중소기업간 대립각이 더 부각되고 있다"며 "동반성장위원회에 LED조명 적합업종 선정을 유보해주길 정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럼은 업계 의견을 들을 경우 어느 한쪽에 치우칠 우려가 있어 LED·반도체 조명학회 등 전문가집단 3곳의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키로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다음달 중 새 합의안을 동반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LED조명 중소업체는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중소업체 단체인 LED조명조합 관계자는 "중소업계는 LED산업포럼의 주장처럼 적합업종 선정을 늦춰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동반위의 결정에 반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업체들은 동반위가 지난 4일 내린 적합업종 선정에 환영한 바 있다. 이번에 LED산업포럼이 업계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듯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 대기업측의 일방적인 의견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레미콘 역시 대기업이 동반위 결정에 불복, 선정을 유보해달라는 의견을 정식으로 전했다. 대기업 레미콘업체 11개로 구성된 한국레미콘공업협회는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적합업종 선정 철회 공문을 보냈다"며 "동반위가 레미콘 대기업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중소 레미콘업체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중소업체들로 구성된 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이번에 적합업종으로 선정돼 당장 중소업체들이 입는 피해가 더 클 것을 예상됨에도 대기업들이 동반위 결정에 수긍하지 않는 건 지나친 이기주의"라며 "동반위 결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기업의 반발이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동반위측은 "기본적으로 민간합의기구라는 원칙을 유지해야하는 만큼 어떤 의견이든 경청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일단 양측간 충분히 협의를 거쳤고 그에 대해 결정을 내린 만큼 선정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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