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중훈 회장 부인 대한항공 주식 전량 재단증여
차녀 경영 싸이버스카이는 이달 1만5000주 사들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한진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지분 구도에 올 들어 적잖은 변화가 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부인인 김정일 여사가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 주식 40만주를 재단에 증여한 데 이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상무보)이 등기이사를 맡은 비상장 계열사 싸이버스카이가 대한항공 주식을 처음으로 매입해 특별관계인에 추가됐다. 현재 다방면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세 자녀가 향후 3세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포석 다지기가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이 한진그룹을 이끈 이래 대규모 지분 변동이 발생한 것은 올해가 사실상 처음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7일 기준 조양호 회장 외 특별관계자 15인이 보유한 주식 수가 1831만5003주(25.45%)로 변동됐다고 보고했다. 싸이버스카이가 이달 들어 1~3일에 걸쳐 장내에서 1만5000주를 매입하면서 특별관계자에 신규로 등재됐다. 싸이버스카이는 조 회장의 세 자녀(조현아ㆍ원태 전무, 조현민 상무)가 각각 33.3%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온라인 면세점이다. 특히 막내딸 조 상무가 지난 3월 등기이사로 첫 등재되면서 경영에 관여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올해로 89세인 김정일 여사는 대한항공 특별관계인에서 처음으로 제외됐다. 지난 5월 정석물류학술재단에 대한항공 보유 주식 전량을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여사가 들고 있던 주식 수는 39만3900주. 대한항공 특별관계자 가운데 ㈜한진과 재단을 제외한 단일 주주로서는 조 회장에 이어 가장 많은 양이었다. 조원태(6만4225주) 조현아(6만3364주) 조현민(6만1934주) 등 한진가 3세가 보유한 주식을 합친 것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김정일 여사의 증여 및 특별관계자 제외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90세에 다다른 연세를 고려해 시의적절하게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정일 여사가 보유 지분 전량을 특정인이 아닌 재단에 증여한 것과 관련해서는 '사회환원'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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