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현지시간으로 8일 유럽증시가 최근 2 거래일간 하락세에 대한 반발 심리로 반등에 성공한 유로 STOXX50 주가지수를 비롯해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보다폰과 은행주들의 랠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가운데 영국의 제조부문 생산 증가세도 오름세에 탄력을 부여했다.
이날 기대를 모았던 이탈리아의 2010년 예산 승인안 표결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승리로 끝났지만 과반수에 못 미치는 득표로 정국 변화의 가능성을 남겨뒀다. 투자자 입장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패배했을 경우 정치적 불안정성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날 결과는 일단 시장에 안정적 재료로 해석됐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일 대비 1.03%(56.52포인트) 상승한 5567.34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 40지수와 독일 DAX 30 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1.28%(39.70포인트), 0.55%(32.76포인트) 오른 3143.30, 5961.44로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스페인 IBEX 35 지수, 암스테르담 거래소지수 등 유럽 전역의 증시가 모두 상승세를 시현했다.
◆英 제조부문 생산 4개월만에 상승세=영국의 지난 9월 제조부문 생산이 4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교통장비와 금속분야 생산이 주요 동력으로 꼽혔다.
이날 영국 통계청은 "9월 제조부문 생산이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경제전문가 30인이 예상한 0.1% 증가율보다 높은 것으로 지난 8월에는 전월 대비 0.3% 떨어지는 생산추이를 보였다.
필립 쇼 인베스텍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 부문의 기본 기조는 의심할 여지없는 '쇠퇴'"라며 "하지만 9월 지표를 통해 본 GDP는 상승 기조"라고 설명했다.
◆내수주 랠리..통신주·은행주 상승=보다폰 그룹은 올해 실적 전망이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1.8%에 달하는 상승세를 시현했다.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떼제네랄과 영국의 최대 모기지 은행 로이드는 4%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해 각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탈리아 하원 예산안 통과..시장엔 안정적 신호=이탈리아 하원은 이날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과반수를 넘지 못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사임 위기에 직면했다. 야당을 비롯한 언론 매체에서 사임을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탈리아 하원은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321명이 기권한 가운데 찬성 308표로 이를 통과시켰다. 반대표는 1표였다.
라르스 모겔토프트 노르디아프라이빗 주식어드바이저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예산안 부결로) 사임했을 경우 이는 시장에 정치적 불안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번 표결은 일단 시장참여자들에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한 결과로 인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야당측은 즉각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루이기 베르사니 민주당 당수는 표결 직후 "현 정부는 하원에서 더이상 다수가 아니며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사임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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