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SK텔레콤 등 1000억원 넘게 투자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검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 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한 가운데 SK그룹과 베넥스인베스트먼트와의 관계가 이슈가 되고 있다.
검찰은 SK그룹 계열사들이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에 출자한 자금 가운데 500여억원이 자금세탁을 거쳐 최태원 회장의 선물투자에 동원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아시아경제가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실적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2007년부터 지금까지 SK텔레콤 SK C&C 등 주요 계열사들은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약 1000억원 가까이 투자를 해왔던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11월 SK텔레콤과 SK C&C는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2호 펀드에 각각 200억원, 97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러한 벤처펀드 투자를 두고 SK의 통신, 콘텐츠 등 신규사업 육성을 위한 투자라고 분석했었다.
SK C&C와 SK네트웍스도 그해 12월 5일과 12일에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에 각각 97억원, 15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은 베넥스섹터투자조합4호 펀드에 컨텐츠 확보를 목적으로 250억원을 투자했다. 또 SK텔레콤은 2008년12월 베넥스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한 오픈이노베이션펀드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SKC도 2007년1월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에 99억원을 투자했으며, SK네트웍스도 지난해 베넥스 차세대 유통조합에 200억원을 출자했다.
만약 최 회장이 이들 SK계열사에 대해 베넥스에 출자하게 하고 베넥스 자금 일부를 자신의 선물투자에 동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밝혀지면 횡령죄 처벌이 불가피하다.
검찰은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 상무 출신 김준홍씨가 대표로 있는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SK그룹 계열사들이 약 28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금 일부가 총수 일가로 빼돌려진 정황을 포착하고 그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한편 2006년 설립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506억원 투자실적 상위 3위에 오른 창투자로 베넥스투자조합4호, 베넥스차세대유통조합, 베넥스포커스투자조합, 오픈이노베이션펀드 등을 운용해왔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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