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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재건축시장, '황당 집값'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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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재건축시장, '황당 집값'에 한숨 강동구 주요 재건축 단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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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사업 속도 따로, 가격 따로'.

요즘 서울 강동지역 재건축시장의 모습이다. 재건축 단지별로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집값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과거 호황기 때는 사업시행인가만 받아도 집값이 들썩거렸지만 주택 경기 침체가 심한 현 시점에서는 문의전화 한 통 받기 어렵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그만큼 강동 일대 재건축단지에 대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단지는 낡았지만 대지지분(아파트 전체 단지의 대지면적을 가구 수로 나눠 등기부에 표시되는 면적)이 넓어 투자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강동구 재건축시장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재건축 사업은 '속도', 집값은 '약세'=현재 강동구에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10여곳에 달한다. 최근 들어선 주요 단지별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덕주공 2단지는 지난달 25일까지 주민공람이 끝나 이달 초 강동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지상 5층 70개동 2771가구에서 재건축 이후 4000가구를 넘는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이에 앞서 고덕주공 7단지는 지난달 초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고덕시영 재건축조합은 오는 26일 관리처분총회를 개최, 조만간 이주에 나선다. 고덕주공4단지도 이르면 내년 초 이주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처럼 주요 단지들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지만 강동지역 재건축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거래는 뚝 끊기고 가격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유는 사업 속도라는 '호재' 못지 않게 재건축 단지 안팎으로 '악재'도 산재해 있어서다. 강동지역의 경우 재건축 속도 조절 입장을 보여온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 출범 및 인근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과 같은 '외풍'과 함께 단지별로는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9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맞은 11월 첫째주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4% 하락했다. 송파(-0.38%)ㆍ강남구(-0.15%)보다 하락 폭이 컸다. 특히 재건축 사업 초기 단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조합설립 인가까지 마친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52㎡는 5억~5억4000만원 선으로 일주일 새 1000만원 내렸다. 고덕동 한 중개업소는 "시장이 바뀌면서 재건축 사업이 조정 또는 지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로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공급될 보금자리주택도 시장 침체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강동 주변에는 현재 주민들이 지구 축소 요구를 하고 있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고덕, 강일3ㆍ4) 외에도 하남 미사ㆍ감북 보금자리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상일동 한 중개업소는 "값싼 보금자리주택이 대량 공급되면 재건축 단지는 이에 맞춰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다"며 "재건축 수익성 저하 우려로 매수세가 끊겼다"고 전했다.


◇재건축 단지마다 주민들간 갈등=재건축을 둘러싼 주민 간의 내홍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달 26일 관리처분 총회를 앞둔 고덕시영 아파트는 도급공사 계약금액을 놓고 조합장과 조합원과의 마찰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 단지 일부 조합원들은 "가계약서 상의 공사비(3.3㎡당 261만원)에 물가지수를 감안해도 본계약서의 공사비(3.3㎡당 376만원)가 높게 책정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단지 안에서 이와 관련한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고덕주공4단지 조합원들도 '분담금이 너무 많다'며 조합에 시공사 교체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고덕주공 2단지의 경우 서울시가 시공사 위주의 계약 관행을 타파하는 취지로 도입한 표준계약서 시범 적용이 논란거리가 됐다. 이 아파트 한 조합원은 "대지지분 비율(159%)이 높은 데도 서울시의 재건축 지분제 금지로 조합원들이 엄청난 재산상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추진방식은 크게 도급제와 지분제로 나뉘는데 도급제는 건설사가 단순히 공사만 맡아 일반분양이 끝난 뒤 공사비를 받아가는 것이고, 지분제는 건설사가 일반분양을 비롯한 사업 전반에 관여해 손익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우려를 조합이 떠안을 수 없다는 것이 조합측 주장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투자에 나서기에는 시장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며 "지역 부동산시장 현황과 단지별 사업 추진 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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