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만료 P씨 손익계산 따져봤더니
KT와 SK텔레콤이 지난 4일 0시를 기해 일제히 아이폰4S 예약 가입에 돌입했다. 아이폰4S는 오는 11일 정식 출시된다. SK텔레콤이 시간당 20만명을 수용하는 서버 용량을 준비했음에도 불구, 예상 외 접속자 폭증으로 서버가 다운됐다. 20만명에 달하는 KT의 아이폰3GS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양사간 유치 경쟁도 달궈진 상태다.
KT와 SK텔레콤이 공개한 아이폰4S 출고가(할부원금)는 16/32/64GB 각각 81만 4000원, 94만 6000원, 107만 8000원이다. 파손 없이 정상 작동하는 아이폰3GS의 경우, KT가 제시한 보상금액은 8/16/32GB 각각 10만/13만/15만원이고, 아이폰4는 16만/19만/21만원이다.
SK텔레콤의 할인 가격 분류는 2단계인 KT에 비해 5단계로 적용된다. ‘약간의 사용감’(외관상 사용 흔적이 약간 있음, 생활 흠집 수준의 경미한 스크래치 존재)인 A등급의 경우, 아이폰3GS 8/16/32GB 할인 가격은 각각 19만/21만/23만원이다. 아이폰4는 28만/31만/34만원이다.
KT ‘기존 혜택 강화’ Vs SKT ‘단말기 보상’
올레숍(shop.olleh.com)을 통해 아이폰4S 예약 가입을 받고 있는 KT는 아이폰3GS 등 기존 자사 아이폰 이용자의 할인 혜택을 미리 계산해보는 코너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이용, 올해 12월 약정 만료되는 아이폰3GS를 사용하는 P씨의 혜택 내용을 살펴봤다.
P씨는 아이폰4S 32GB 모델 구입을 원한다. i밸류 요금제(월 54,000원), 2년 약정 조건이다. 할인 혜택으로 KT는 아이폰3GS 보상가에 더해 ‘뭉치면 올레’와 ‘별·우수고객 할인’ 등 혜택 1, 2를 제공한다. P씨는 올레 인터넷이나, 올레 집 전화는 이용하지 않고, 가족 중 올레 모바일을 사용하는 사람도 없다. 혜택 1은 없는 셈. 실명 확인을 거쳐 ‘혜택2’에서는 기변 포인트 0점, 우수고객 2만점, 별 2만 547점(원)의 추가할인이 주어졌다.
이 결과, P씨는 할부원금 94만 6000원인 아이폰4S 32GB를 월 단말기 실부담금 6394원에 구입할 수 있다. 결국 월정액 5만 4000원을 더해 P씨의 예상 월 청구금액은 6만 5794원(VAT 포함)이다.
혜택1, 2에 따라 만약 P씨가 올레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올레 모바일 이용 가족이 본인 포함해 2명일 경우, 할인금액은 더 커진다. 이 경우, 모두 42만 8147원이 추가할인 돼 월 단말기 실부담금은 -3506원으로 P씨 예상 월 청구금액은 5만 5894원(VAT 포함)으로 더 떨어진다. ‘뭉치면 올레’ 가입 폭이 클수록 할인 혜택이 더 많아지는 구조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이를 SK텔레콤이 4일 공개한 아이폰3GS 고객 대상 기변 프로그램인 ‘아이폰4S 퍼펙트 할인 프로그램’과 비교해봤다. SK텔레콤은 T스마트숍(www.tsmartshop.co.kr)을 통해 예약 가입을 받고 있다. 1세대 아이폰 가입자로서 충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KT의 아이폰3GS 가입자는 SK텔레콤 주 공략대상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이와 관련,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폰4S Perfect 할인프로그램을 4일부터 시작한다”며 ‘아이폰 3GS 고객의 경우 아이폰4S 16GB가 최저 무료 수준인 8백원!!’이라고 강조했다.(54요금제 2년 약정, 아이폰4S 16GB 기준, 기존 3GS 32GB A급 아이폰 반납 시)
이 할인 프로그램은 이용 중인 통신사에 관계없이 기존 아이폰3GS 및 아이폰4 사용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기존 아이폰을 반납하면 해당 기기 상태에 따라 최소 4만원에서 최대 34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보도에서는 아이폰3GS 대상 SK텔레콤의 할인 폭이 KT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과연 그럴까? 먼저 SK텔레콤. 아이폰4S 퍼펙트 할인 프로그램을 통한 할인 가격에 따르면, 상태 A의 경우, 아이폰3GS 32GB 모델은 23만원이 적용된다. 올인원54 요금제, 2년 약정 가입 시 아이폰4S 소비자 가격은 23만 800원. SK텔레콤이 ‘최저 무료 수준 800원’을 강조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KT는 어떤가? 아이폰3GS 32GB를 쓰는 P씨가 같은 조건의 아이폰4S 16GB 구입을 전제로 할인 혜택 계산을 해본 결과, 월 단말기 실부담금 894원으로, SK텔레콤과 별 차이가 없었다. KT가 제공하는 혜택1, 2를 배제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단말기 보상가를 KT는 기존 가입 이력을 앞세워 ‘우수고객 할인’ 등 혜택1, 2로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6개월 평균 국내 음성통화료(요금할인 등 제외)가 3만원 이상인 고객’만이 KT의 추가 할인 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실제 적용 대상이 적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 기본요금 5만 4000원을 제외하고 월 3만원 이상의 통화료를 더 지불해야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제외되는 ‘요금할인’은 집 전화 묶음 할인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i밸류 요금제 가입자도 추가 할인 혜택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할인 혜택 계산 결과는 이를 ‘우수 고객’으로 반영하고 있다. 오히려 KT는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차이로 자사 할인율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외 KT는 기변 시 할부금이 현장 할인(기변할인권)되는 자사와 달리, SK텔레콤은 익월 및 익익월 할인(사후 요금할인) 형태이고, 단말기 판정 기준이 자사는 양호/불량 두 단계인 반면, 경쟁사는 5단계로 등급 보상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SK텔레콤의 상시 프로모션과 KT의 한시(12월까지) 프로모션 비교 자체가 무리"라는 입장이다.
아이폰3GS 중고가 최고 시세는 ‘20만원’
현재 국내 중고폰 거래 사이트에서 아이폰3GS는 얼마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을까. 국내 최대 모바일포털 세티즌(대표 황규원)이 지난 2일 발표한 ‘10월 중고폰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3GS의 중고 가격은 평균 20만 1천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세티즌의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한 집계다.
이 중 아이폰3GS 16GB의 평균 거래가격은 19만 8천원으로, 지난 3개월(8, 9, 10월) 평균치인 21만 3000원보다 1만 2000원 낮았다. A등급 물량은 25만원을 넘는 고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는 SK텔레콤의 중고폰 거래 가격과도 유사하다. 이 기간, 아이폰3GS 거래량은 이통사 모두 총 332건이었다. 아이폰4는 모두 394건이 거래됐다.
이코노믹 리뷰 박영주 기자 yjpa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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