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김치 비만·혈압 잡는다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잘 익은 김치가 비만 억제와 혈압 강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아주대병원과 공동으로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김치 섭취와 김치 숙성도에 따른 체중, 체지방량, 혈압, 혈당, 인슐린, 콜레스테롤 등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3개월간 체질량지수가 평균 27.7㎏/㎡인 비만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생김치와 담은지 10일 지난 익은 김치를 나눠 하루에 300g씩 섭취하게 한 결과, 생김치 섭취군은 몸무게가 1.2kg, 숙성 김치 섭취군은 1.5kg 줄어들었다. 체지방량은 숙성 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체지방 감소율 0.3% 보다 2배가 넘는 0.7%나 감소했다.

혈압은 생김치 섭취군의 경우 수축기 혈압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3.7㎜Hg와 1.4㎜Hg 내려갔고, 숙성김치 섭취군은 이보다 큰 4.8㎜Hg와 4.2㎜Hg가 떨어졌다. 공복 혈당과 인슐린 수치도 감소했다. 숙성김치 섭취군의 경우 각각 5.9mg/dL와 3.9uIU/mL 내려가 생김치 섭취군의 4.18mg/dL와 1.56uIU/mL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숙성김치 섭취군이 생김치 섭취군의 4mg/dL보다 두 배가 많은 10mg/dL 감소했다.

한귀정 농진청 발효이용과장은 "이같은 결과는 김치 숙성도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잘 익은 김치가 대사증후군과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는 김치의 발효 효과를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한 결과로써 의미가 크다"면서 "김치가 세계적인 건강 발효식품이라는 사실을 다시 입증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번 임상 실험에 대한 연구논문은 영양학 분야 세계적 학술저널인 뉴트리션 리서치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