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일 창립기념일 휴식을 취한 후 정기 출근일이 아니지만 2일 오전 7시30분께 사옥집무에 돌입했다. 연말 그룹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소니의 S-LCD 지분 매각 가능성 등 챙겨야 할 현안이 산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 날 오전 7시 30분이 채 안된 시간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출근해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지난 4월부터 해외출장을 제외하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집무를 해 왔고 일정상 화·목 출근이 불가능할 때에는 다른 요일에도 가끔 서초사옥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께서 화·목 정기출근을 해 왔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다른 요일에도 사옥에서 집무를 본 적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일이 삼성전자 43주년 창립기념일로 공식 휴무일이었음에도 바로 다음날 출근함으로써 주 2일 서초사옥 집무 원칙을 그냥 넘기지 않은 것은 계열사들의 연말 실적과 임원인사, 내년도 사업계획 검토 등 이 회장의 판단이 반드시 수반돼야 할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미 지난달 25일에는 삼성의료원 세계 일류화를 목적으로 윤순봉 삼성석유화학 사장을 삼성서울병원 지원총괄 사장 겸 의료사업 일류화 추진단장으로 발령 내 불과 1개월 여 남은 12월 사장단 인사철을 기다리지 않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소니와 합작설립한 S-LCD에 대한 소니의 지분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LCD는 삼성전자가 지분 50%+1주를 보유, 경영권을 쥐고 있지만 만약 소니가 S-LCD 전격철수를 최종결정하면 결별 조건, 즉 LCD 의무구매물량이나 지분가격 산정 등 까다로운 협상과정을 거쳐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라이온즈가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했을 때 이례적으로 이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하고 축하한 것은 그만큼 그룹 현안을 꼼꼼히 직접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연말을 앞두고 그룹 현안 처리에 여유있게 대응할 수 없다는 이 회장 특유의 ‘위기경영’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열리는 삼성수요사장단회의에서는 하일성 야구해설위원이 '야구 600만 관중의 성공비결'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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