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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조 형, 우리가 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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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이건희 회장에게서 축하전화..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 감사"

"효조 형, 우리가 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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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효조 형, 도와주소. 조금만 더 하면 우승입니다.'

4회 말 강봉규의 솔로 홈런으로 팽팽하던 0의 균형이 깨지자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소리없이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마침내 우승. 류 감독은 왈칵 솟는 눈물을 연방 손바닥으로 훔쳐냈다. 프로야구 감독 데뷔 첫 해 우승에 어린아이처럼 기뻐할 법도 한데 그는 평상심을 잃지 않았다. 눈자위가 붉어진 채 담담하게 시작한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고 장효조 감독의 이름을 꺼냈다.


"장효조 선배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우승을 바치고 싶다. 2군 감독으로 계시면서 배영섭 등 2군 선수들을 많이 키워줬다. 그 분의 뜻에따라 영섭이가 잘해줬고 하늘에서 재밌게 한국시리즈를 보셨을 것이다. 아프지 말고 잘 계셨으면 좋겠다."

삼성이 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서 SK 와이번스를 1-0으로 꺾고 4승1패로 5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탈환했다. 우승 인터뷰 첫머리에 고 장효조 감독을 언급한 류 감독의 모습은 올시즌 삼성의 힘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지난해 12월30일 선동열 전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 이후 사령탑에 앉은 류 감독은 선수와 코치로 24년간 '삼성맨'으로 있던 장점을 한껏 살렸다. 이른바 '맏형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빠르게 장악했다.


타자가 홈런을 때리면 함께 주먹을 부딪혔고 선수들이 위기를 넘기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격의 없는 대화로 감독과 선수 간의 벽을 허물었다. 일본인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에게 마운드 운용의 전권을 맡기고 찰떡 호흡을 이뤘다. 타자들에겐 "볼 카운트 0-3에서도 좋은 볼이라면 바로 방망이를 돌리라"며 공격야구를 강조했다.


그 결과 선동열 감독(2005년)에 이어 두번째로 감독 데뷔 첫 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제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시즌 초 류중일 감독에게 이만큼의 성과를 기대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다.


류 감독은 '맏형 리더십'에 대해 "감독 되고 사람 바뀌었다고 하는 소리가 제일 듣기 싫었다"고 웃은 뒤 "경기 끝나고 이건희 삼성 회장과 통화를 했다. '수고했다. 축하한다'고 하셨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최강 삼성 만들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류중일 감독은 "(국내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이 내년에 입단할 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들어오면 좌타라인이 좋아질 것이다. 채태인과 함께 번갈아 수비하면 되니까 팀으로서도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우승 직후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간 류중일 감독. 그가 만들어낼 2012년 삼성야구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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