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적절한 흑자 보유..투자는 당연" 시장경제 지위 인정 없다고 못 박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로존 정상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확대키로 결정하면서 중국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열쇠를 쥔 중국이 아직 EFSF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중국이 유럽을 도와주고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겸 유로그룹 의장은 중국이 유럽을 도와줘도 정치적 양보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장경제 지위 인정은 없을 것이라고 미리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융커 의장이 중국이 유럽에서 벌어들인 흑자를 유럽에 투자해 재정위기 극복을 도와주는 것은 이치에 맞다고 주장하면서도 중국이 유럽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유럽의 정치적 양보가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융커 의장은 독일 ARD방송에 출연해 "중국과 다른 국가들이 유로존 정상회의 합의안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도 걱정스럽지 않다"며 "왜냐 하면 중국은 부적절하게 대규모 흑자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유럽에 투자하는 것은 이치에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융커는 "중국이 EFSF에 투자하고 우리가 중국에 그 대가로 어떤 것을 줘야 한다는 것을 가정해도 치열한 정치적 협상의 형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는 유럽은 중국이 재정위기를 해결해 주기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나 다른 투자자들이 EFSF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난주 마련된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안은 지금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융커는 이탈리아와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는 없지만 함께 합의했던 대로 행동해야만 한다"며 "추가적인 구조개혁과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 중단 여부와 관련해서는 EFSF가 곧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매입해야 할 직접적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ECB는 독립돼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ECB가 어떻게 할지 추측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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