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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과 심리의 괴리' 딜레마 빠진 美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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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소비자 지갑을 못열겠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실물경제 지표와 심리경제 지표가 큰 괴리를 보여주면서 미국 경제가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미국 민간 경제연구소 컨퍼런스보드가 25일 공개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대비 6.6포인트 하락하며 39.8을 기록했다. 2009년 3월 26.9 이후 31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2009년 경기침체기를 제외하면 소비자신뢰지수가 40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라며 소비자의 절망이 현재 경기회복의 독특한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소비자신뢰지수가 9월의 상승폭을 되돌리고 더 떨어졌다"면서 "기업 상황과 고용시장, 소득 전망에 대한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심리 지표와 달리 최근 공개된 실물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 17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1%를 기록해 예상치 0.7%를 웃돌았다.


FT는 경제활동과 심리지표 사이의 괴리가 커 정책 결정자들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향후 소비를 줄일지, 경제가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소비를 늘릴지 정책 결정자들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요컨대 현재 소비경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이미 확인됐지만 4~6개월 후의 소비 동향을 예측할 수 있는 소비자신뢰지수가 크게 하락하면서 미국 소비가 향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된 셈이다.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날 예상보다 부진한 실물경제 지표도 하나 공개됐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8월에 예상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8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떨어졌다. 7월 4.1%에 비해 하락폭이 둔화됐지만 3.5%를 예상했던 월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에 머물렀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데이비드 블리처 지수위원회 회장은 그래도 전월 대비 하락률이 줄어든 것을 강조하며 "희망이 깜빡거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는 올해 초에 주택가격이 전월대비로는 상승했지만 전년동월대비로는 하락해 걱정스러웠다고 전년동월대비 하락률이 줄어든 것에 의미를 뒀다.


주택 평균 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여름에 비해 31%가량 낮고 2003년 중반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주요 20개 대도시 중 디트로이트와 워싱턴, 2개 도시의 주택 가격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 0.2%, 0.3%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20개 대도시 중 절반가량의 주택 가격이 상승했고, 특히 워싱턴의 주택 가격은 1% 오름세를 보였다. 시카고·디트로이트·미니애폴리스 등 중부(Midwest) 지역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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